8.10(금)
어젯밤에,
아침에 일찍일어나서 아침먹고 수영하기 딱 좋은 강이 있는데 가볼 생각 있냐고 하길래
알겠다고 하고 잤는데
10시가 다되어서 일어났다.
헐~~ 기다리고있는거 아니야?
일어나서 나가보니 ㅋㅋ
시릴 완전 풀침중 ㅋ
그럴만도 한게 6주간의 자전거 여행 후 어제 집에돌아와서
자기방 침대에 누웠으니 얼마나 편했으랴
완전 깊게 잠든거겠지.
그래서 깨우지 않고
어제 지하에 널어둔 빨래 햇볕에 말려놓고 샤워도 하고 짐정리도 좀 했다.
근데 계속 안일어남..ㅋㅋ
열한시 반쯤 되도 안일어나길래
잠깐 동네 한바퀴 돌아보고 12시쯤 돌아왔는데.
그래도 아직 잠... 음ㅋㅋ
오늘 방문 하기로 한 호스트에게 메일보내고 카톡하고 조금 더 기다리니
12시반. 드디어 시릴이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굿모닝~하길래
아마 굿 애프터눈일거라고 하니
시계보더니 오마이갓 연발
정말미안하다며 바로 아침 먹자며 준비해줬다.
매일매일 이조합이구나 ㅋㅋ
나도 자전거 여행 끝나고 집에돌아간 날에는 너처럼 완전 깊이 잠들 것 같다고
다이해한다고 얘기해줬다.
(여행을 모두 마치고 다시 집. 내방에 들어왔을 때 기분이 어떨까? ㅋㅋ 그간의 피로가 한번에 몰려들어 바로 넉아웃되려나)
빵먹고나서
영국인들이 즐겨먹는다는 정체불명의 이것을 만들어줬는데
시리얼로 만든 죽 느낌?
저기에 꿀이나 설탕을 뿌려서 먹더라
시간이 좀 늦긴 했지만 수영하러 갈 생각 있냐고 하길래
다음 호스트 집까지는 30km정도밖에 안되고 내리막이라 시간 여유가 있어서
끄덕끄덕
스위밍 팬츠가 내가 입을것 까지 있다고 해서
아 나도 수영복 하나 빌려주나보다 하고
출발했다.
나는 베른 중심부를 감싸고 도는 그 강을 애기하는줄 알았는데
그강이 아닌가보다.
중심부로 안가고 이상한 등산로 비슷한 곳으로 들어가서 한참을 구불구불 따라갔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이곳
베른 사람중에서도 몇몇만이 알고 있는 다른 강이었다. (강이라기엔 규모가 좀 작나?)
시릴말로는 이곳이 도착지이고 바로옆에 터널이 있는데 그터널을 지나면 바로 상류가 나와서
거기에서부터 떠내려오면 된다고 ㅋㅋ
S자로 굴곡진 강 중간에 터널을 뚫어놓았나보다 ㅋ
도착지점 바로 옆에 터널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었다.
저 오른쪽으로 돌아들어가면
이런모습 ㅋㅋ
높이도 낮아 잘하면 머리가 닿겠다 천장에
생각보다 터널이 길어 뛰어갔다.
터널을 지나자 나타난 강의 상류 ㅋㅋ
크~~ 날씨도 좋아서 신나가지고 발동동구르다가
뛰어들었다.
아~~ 시원해!!
물살이 빨라서 조금만 헤엄쳐도 쭉쭉 나가는게 완전 재밌었다.
근데.. 강이 생각보다 길어이게 ㅋㅋㅋㅋ
어느정도가다보니 지쳐가지고 숨이차가지고 못가겠더라 ㅋㅋ
힘빠지면 그냥 꼴깍꼴깍 물먹는거
여태까지 이렇게 온힘을 다해서 수영해본 적이 한번도 없어서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 나름 수영잘한다고 언제 물어빠져도 내몸만은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안되더라 와.. ㅋㅋ 발도안닿고 물계속먹고
그래서 아예 드러누워서 떠내려갔다. 배영 자세에서 손 안젓고 흐느적거리기만 하면
거의 힘을 안들이고 호흡을 계속 할 수가 있다 ㅋ
뭐 이렇게 계속 숨쉬어서 살아 있을 순 없지만
계속 숨만쉬면서 떠내려갈순 없으니 ㅋㅋㅋㅋ
누워서 쉬다가 다시 헤엄치고 지치면 또 누워서 쉬고 ㅋㅋ
엎친데 덮친격으로 양쪽 종아리에 쥐까지 나고 ㅋㅋ 으악 ㅋㅋㅋ 쥐나니까 답없더라... 하아..
진짜 생존게임이었음
한국 돌아가면 수영하러 다녀야겠다. 기초부터 다시다져야지
아까도착지점이 오른쪽이었기에 살아남으려고 힘 닿는대로 계속 우측에 붙어서 갔다 ㅋㅋ
그렇게 한 삼사십분은 떠내려온것같다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괜한걱정이었나보다 도착지점은 물살이 느린데다가 얕아서 여유있게 올라올 수 있었다.
시릴은 신났음
나만힘드나?
그래서 안힘든척했다 ㅋㅋㅋㅋ 죽여준다고 또오고싶다고 ㅋㅋㅋ
죽다 살아난 나 ㅋㅋㅋㅋ 쿨한척
눈풀렸다 으익ㅋㅋㅋ 힘을 너무 많이썼더니 어지럽다 막 ㅋㅋ
이 때가 약 두시 반.
어제 베른의 저녁모습밖에 못봤고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기도 해서 자전거 타고 베른 시내를 둘러보기로 한다.
중심부로 들어서자
시릴이 잠깐 먹을것좀 사러갔다온다고 하길래 나는 밖에서 기다렸다.
완전 지쳤음...
그래도 할건 해야지?
기다리는동안 찰칵 찰칵
베른의 흔한 길거리
내 자전거. 짐없이 달리니까 수영때문에 지쳤어도 붕붕 날라다닌다.
시릴이 나오고
자전거 타고 베른 시내 활보함 ㅋ
어제의 축제분위기는 어디가고
사뭇 다룬 분위기의 베른
한손으로 핸들잡고
한손으로 막찍음ㅋ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다소 복잡한 도심에서도
뭐 ㅋㅋ 지역주민 뒤 따라가니 문제될 게 없다.
자전거 타는 꼬마아이도 보이고~
유럽은 저렇게 야외에서 식사하는사람들이 많더라. 햇볕 즐기면서
한 광장에 분수가 뿜어져 나왔는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꼬마들이 분수사이사이를 오가며 노닐고 있다.
이게 무슨건물이라그랬더라 ㅋㅋㅋ 아.. 이 못된 기억력
나 여기 왔었다고 사진 쾅
요기도.
지쳤어..
그래도 멈추지 않는 셔터
음ㅋㅋ 건축 양식에 대해서 문외한인 나는 이런건물들은 어느도시에가나 다 똑같이 아 유럽건물이구나 ㅋㅋ 이거라서
별다른 감흥이 없다.
저 앞에 보이는 건물 앞에서
어젯밤에는 공연이 한창이었는데 ㅋ 지금은 깨끗~
오 그래도 축제이후에 도로 치고 깔끔하네
음 어제 여기 걸어서 지나가는데도 사람 많아서 못갔었는데 ㅋ
지금은 자전거로 여유있게 통과~
각종 노점상들이 내일까지 이어지는 축제에 대비해 준비에 한창이다.
쫌만 싸게 팔지 쫌!
뭐..ㅋㅋ 아예 닫아놓은 곳도 있고
어제 왔었던 교회에 다시왔다.
안으로 들어가보겠냐길래
어? 들어갈 수 있나?
바로 고고
들어서자 마자 보인것은 엽서와 기념품 가게
ㅋㅋㅋ
본격적으로 내부로 들어서자
오오~ 아름답다.
아 여태까지 멋있었던 교회들 다 들어가볼껄
이제부턴 다들어가봐야지
요기죠기
요목조목 들여다봄ㅋ
천장도 간지가 철철
앉아서 책읽는 사람도 있었다.
요기는 뭐하는 장소지?
촛불 있길래 HUN 쓰려다가 참았다.
조각상도 있고 ..공부를 안하고 와서 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이런것을 볼 때만 가슴속에 뭔가 뭉클뭉클
좀 더 들어가보니 이런곳이..
뭔가 저 뒤에서 해리포터가 나올것같고
어쨋거나 나 여기 왔었다고 또 인증 ㅋㅋㅋㅋ
찍는게 남는거다
교회 외벽에 있는 조각들
저게 다 도금이라는데.. 진짜야?ㅋㅋ
철창 위로 얇은 줄들이 저렇게 쳐져있는데
아마 전기담장이 아닐까
베른 도심 주변으로는 저렇게 물이 흐르고 있다.
비가 너무많이오면 저곳이 침수되어 사람들이 다 대피한다고 ㅋㅋ
지금은 물이 별로 없네 ㅋ
베른은 장마 같은거 없나??
스위스에는 참.. 녹색이 많다 ㅋㅋ
자 이제 다시 집으로~
아.. ㅋㅋ 이제 집에가서 쉬어야 되는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짐싸서 출발해야하다니 윽..
수영이 타격이 컸다.
잘있어라 베른!
Cyril의 자전거는 차고에 넣고
내자전거는 꺼내놨다 짐실으려고 ㅋ
파스타 만드려고 하는데
가기전에 먹고가겠냐고 해서 원래같았으면 다음 호스트집에서 저녁먹을거 생각해서 안먹는데
요새 살이 너무 많이 빠진것 같아서 먹겠다고 했다.
이번 식사는 밖에서 ㅋ
저 소스는 와일드 갈릭(뭐.. 야생 마늘?)로 만든 소스라고하는데
뭐 한국에서도 마늘양념은 흔하니까
맛있게 먹었다. ㅋ
저 왼쪽 솥에 있는거 싹다 비우고 ㅋㅋ
나중에 한국 오게되면 연락하라고 얘기하고
다음 스테이지로 고고 ㅋㅋ
가는 내내 페달링 몇번 안해도 될만큼 계속 해서 내리막이었다.
기차만 아니었으면 한방에 가는건데 ㅋㅋ
계속 계속 내리막~ 가는거야!
그저 가면서 풍경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오늘의 호스트 Betrice(비트리스)의 집은 비엘/빈과 졸로투른 사이에 있는 Safnern이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데
이 사진은 그 마을의 초입.
여유있고 평온한 시골 마을이다.
지나가는동안 차도 거의 안지나다녀서
도로 전세내고 다니는 느낌이었다 ㅋㅋ
오후 7시쯤 도착할 것 같다고 메일을 미리 보내놨었는데
시간에 거의 딱 맞게 집에 도착했다.
집앞에서 우체통으로 이집이 맞나 확인하고 있는데
비트리스가 나와서
너가찾는 곳이 여기 라며 들어오란다 ㅋ
메일 미리 보내놔서 언제오나 밖에 보고있었나 보다
오늘의 호스트 피터와 비트리스
이 방이 내가 묵을 방이라고 했는데
워. ㅋㅋ 이건 뭐 호텔이네
저 선풍기 같은거 틀어놔서 환기도 시켜놓으시고 ㅋㅋ
장난아니다
이건 피터와 비트리스 부부가 여행했을 때의 모습ㅋㅋ
역시 자전거 여행 해본사람이라그런지 내가 뭘 원하는지 척척아시고
미리 물어보신다
빨래할 것 있는지, 배고플텐데 저녁준비 할테니 샤워하고 내려오라고
하아.. 여기가 천국이구나
거의 30km, 게다가 내리막이었지만 그전에 수영하고 베른 시내 구경하고 하느라고 많이 피곤했었는데
정말 너무너무 감사했다
깔끔한 욕실.
문 바로뒤에 샤워부스가 있다.
샤워 후딱 마치고 내려왔더니 저녁 준비가 한창이다.
저녁이 준비되는 동안 잠시 집을 둘러봤다.
오~ 서재 ㅋㅋ 깔끔한데
거실도 빛이나고
벽난로 주변도 깨끗하고
식탁도 깔끔하고
전체적으로 집이 엄청 깔끔했다 ㅋㅋ
왠지 꼬질꼬질하게 들어온게 미안할 정도로.
오늘은 날씨가 좋아 밖에서 식사를 하자며
이렇게 테라스에 로맨틱한 자리를 만들어줬다.
크~ ㅋㅋ 저녁노을을 받으며
멋진 풍경 바라보면서
맛있는 식사를!ㅋㅋ
내가 손님이라고 가장 풍경이 잘보이는 자리로 안내해줬다.
비트리스가 사진찍어주면서 내가 이집에 처음으로 방문한 게스트라고 했다.
(와 ㅋㅋㅋ 영광입니다)
왼쪽이 전형적인 스위스 음식이라는 Wurst salad
어떤 메뉴로 할까 고민하다가
가장 전형적인 스위스 음식으로 스위스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이 메뉴로 골랐다고 한다.
저 샐러드와 감자를 함께 먹는것.
오븐에서 노릇노릇 아주 맛있게 구워진 감자
맥주와 함께 먹는게 잘 어울릴거라며 맥주도 권했다.
이건 독일맥주
요게 스위스 맥주
Aere가 이 마을 바로 남쪽에 흐르고 있는 강 이름이다.
맥주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피터
흥미로운 건
피터에게 영어울렁증이 있다는 사실.
외국인은 영어울렁증같은거 아예 없는줄알았는데 ㅋㅋ
한참 생각하다가 한마디 하고 빠지고 엄청 수줍어 한다 ㅋ 신기했음
암튼간에이렇게 접시에 덜어서 식사 시작!
감자, 샐러드, 맥주, 풍경이 어우러져
맛이 아주 끝내줬다. ㅋ
식사를하면서 얘기를 나눴는데
피터와 비트리스는 현재 우리나라로 치면 인쇄소?(달력 만들어주고 책자 만들어주는 그런 사업)을 하고있고
올해 10월 즈음 사업, 집 등 모든것을 다 정리하고 자전거 세계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헐...ㅋㅋㅋ
그냥 헐이다 헐
얼마나오랫동안 여행할 예정이냐고 했더니
5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아직 모른다고 ㅋㅋㅋ
평생 여행할 거라고 한다.
와 ㅋㅋㅋ 이런사람도 있구나.
아마 나중에 이 부부를 TV나 신문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나중에 한국에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해서
한국 방문하게 되면 꼭! 연락달라고 했다. ㅋㅋ
나중에 한국오면 서울 곳곳 안내해줘야지
서로의 가족얘기, 그동안 해왔던 여행얘기, 앞으로 여행계획에 대한 얘기
얘기 꽃을 피우다 보니
어느새 날은 저물어가고
어느새 그 많던 음식들도 싹비웠다 ㅋㅋ 근성으로 싹다먹음
자리를 이곳으로 옮겨 이야기하다가 올림픽 얘기가 나왔는데
비트리스가 신문을보더니 오늘 한일전 축구를 한단다.
오오!! 한일전!!!!!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볼 수 있을거라며 또 자리 옮김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올림픽 관람ㅋ
아 근데 ㅋㅋ 전혀 궁금하지도 않은 장대높이뛰기밖에 안나온다 스포츠 채널에서
아마 유럽인들에게는 한일전보다 독일인, 프랑스인들이 나오는 장대 높이 뛰이가 더 중요하겠지 ㅋ
그래서 나는 노트북 가지고 내려와서 다른 방에서 한국 경기 보려고 발악을 했다.
아 근데 ㅠㅠ 네이버스포츠 생중계는 해외에서 못보게되있다고 ㅠㅠㅠ
이리저리 찾아볼라고 애쓰다가 결국 포기하고 ..
문자중계만 봤는데
와...
2:0
ㅋㅋㅋㅋ완전 방방뛰었다. ㅋㅋ
비트리스하고 피터가 뭔일이냐고 왔다가 한국이 이겼다고 했더니 신나서 같이 방방 뛰어줌ㅋㅋㅋ
비트리스와 피터는 이제 자러 가고
나는 경기보려고 한참 찾다가 친구가 축구볼수 있는 다른사이트 알려줘서 하이라이트 봤는데
으익ㅋㅋㅋ 박주영의 군대면제슛 기가막히네
두 골 모두 그림처럼 들어갔다.
아.. 또 애국심에 젖어 흥분의 도가니
몇번을 반복해서 보다보니
어느덧 새벽 2시반
피곤했었는데 엔돌핀이 솟아 잠이 싹달아나서 밀린여행기까지 조금 쓰고 거의 3시반 다되서 잠에 든다.
이동거리 : 35km / 누적거리 : 2288km
사용경비 : 0프랑 / 누적경비 : 143.95파운드, 556.05유로, 390.75 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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