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에 눈이 번쩍 떠진다.
일어나서 어제 찍은 사진 정리좀 하고 있으니 아침먹으란다.
아침은 볶음밥. 한그릇 게눈감추듯 비우고 짐을 쌌다.
가방 3개, 매트1
무게는 약.. 35kg
이게 자전거 뒷 짐받이제 모두 실린다.
짐이 실리고나면 스탠드가 휘고 제대로 버텨내질 못한다.
그래서 벽에 기대줘야함.
민박집 스탭들, 같이묵었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자전거에 짐 실으려고 나가니.. 비가오고있다.. ㅠㅠㅠㅠㅠ망할 영국날씨
그래도 강행군 하기로 하고 자전거에 짐을 실었는데
무게중심이 위에있어서그런지 뒤뚱뒤뚱.
뭔가 주행감도 불안하고 진짜 조심조심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자전거로 런던 도로로 첫발을 내딛었다.
윤기 사는 곳 주소 GPS에 찍어놓고 무작정 ㄱㄱ
시내여서그런지 차도 많고 복잡하다. 게다가 주행방향이 한국과 반대라 하마터면 사고도 날 뻔 했다.
특히 적응이 잘 안 됐던 건 그 사거리에서 빙글빙글 돌아서 빠져나가는 것
처음에는 우회전 어떻게 해야할지 당황스럽더라.
아무튼 GPS통해서 가다보니 길잃을 일도 없고 금방금방 찾아가서 윤기네집에 오전중에 도착해버렸다.
얘 6시는 되야 올텐데 뭐하지?ㅋㅋ
어차피 나중에 영국으로돌아올테니 그때 보자고 마음먹고 바로 도버방향으로 출발~
그렇게 동쪽으로 쭈욱 쭈욱 나가다보니 맥도날드가 보인다.
갑자기 학교다닐때 먹던 빅맥이 그리워져서 빅맥세트 ㄱㄱ
가격은 4파운드.
자전거 잘보이는 장소에 앉아서 냠냠 쩝쩝. 맛은 뭐.. 똑같다. 아니 약간 싱겁나?
무튼 휴대폰 충전좀 해주고 다시 출발~
서울이나 런던이나 차많은 도심지에서는 자전거 타기가 정말 불편한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외곽으로 벗어날 무렵.. 죽음의 언덕이 하나 기다리고 있었다.
무거운 짐 싣고 언덕 올라갈 때가 제일 싫어..ㅠㅠㅠ
언덕 넘고나서는 잠깐 쉬어주는게 상책이다.
벤치에서 쉬다가 뒤에있는 나무그늘에서 아예드러눕고 잠깐 쉬었다.
외곽으로 나오니 길이 쭉쭉 뻗고 시야도 탁 트이는게 자전거 탈 맛 난다.
한참지나가는데 울타리 너머로 뭐가 움직이는 것 같아 가서 보니 말들이 풀을 뜯고있다.
여기서는 말을 이렇게 방목하나보다.
좋은데?
뭔가 여유가 넘쳐 ㅋㅋㅋ
오후 6시 쯤 되니 Gravesend에 도착했다.
런던 <-> 도버 중간지점?
자전거 잠깐 세우고 쉬었다가 가기로 한다.
강 너머로 보이는 공장
선착장
지친기색이 역력하다.
원래는 좀 더 가서 캠핑장에서 캠핑을 하려고 했으나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피곤해서 근처에서 캠핑 할 곳을 찾아본다.
말 목장옆에 지나가다가 울타리 안에 지나가던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목장안에서 캠핑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여기는 위험하고 울타리 밖에 아무대나 쳐도 좋단다.
텐트치고 있는데 어떤 꼬마 두명이 쪼끄만한 말 타고 달려온다.
(난 어렸을때 바퀴 네게 달린 말 탔는데...)
난 쟤네가 신기한데 쟤네는 내가 신기한가보다.
어디서왔냐며
오늘밤 텐트에서 자는거냐고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돌아갔다.
말 한번 타볼 걸 그랬나?
텐트 다 치고텐트 앞에 주저앉아서 일기 쓰고 있는데 흑누나? 하고 백인 여자 한명 오더니 말을 건다 이게 뭐냐며
여기서 자냐고
육포하고 땅콩 먹고있었더니 돈 없냐고 ㅋㅋㅋ 이게저녁이냐고
그러다가 담배하나 물고 라이터없냐고 물어보면서 침한번 찍. 나쁜녀nㅋㅋㅋㅋㅋ
그러다가 어디서 말벌이 한마리 날아왔는데 그거보더니 기겁하고 집으로 도망.
계속 일기 쓰고 있는데 또 누가 다가오길래 Hi 해줬더니 다가와서 말건다.
또 일반적인거 물어보다가 갑자기 주제를 바꾼다.
몇살 같아보이냐고 묻길래 스물다섯?정도 던져 줬더니
16살이래.. 외국인 나이는 도대체 감을 못잡겠어
이 때부터 음담패설을 시작한다 ㅋㅋ
경험은있냐 부터 시작해서 계속 ㅋㅋㅋ
그러다가 갑자기 그걸 보여달란다. 남자들의 중요한 그것
한국사람 거는 한번도 본적없다고 버럭 하길래
바로 Lady First로 응수해줬더니 빵~ ㅋㅋㅋㅋㅋ
그러다가 내일 내 생일이라고 했더니 갑자기 둘이서 노래를 한다.
올해 생일은 이렇게 맞이하는구나..ㅋㅋ
왼쪽이 알립시아, 오른쪽이 킬리
페이스북 있냐고 물어보길래 도메인 알려주고 사진찍자고 하니까
갑자기 머리 만지고 옷 가다듬고 ㅋㅋ
이 전에는 바지사이로 똥배 막 삐져나와있고
얘네는 여러모로 좀 자유로운것 같다.
말하는 중에 방구도 빵빵 뀌고 너무 자연스럽게 뀌어서 웃음나오는거 억지로 참았다.
그레이브샌드의 틴에이저...
같이도 찍고 ㅋㅋ
이렇게 얘네들 보내고 나서는 저녁이라 기온도 떨어지고. 날도 점점 어두워져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텐트 내부 모습. 오른쪽 모기장 밖으로 자전거가 보인다.
나머지 일기 모두 쓰고 나서. 바로 취침.
육체적으로 고생하다보니 잠이 정~~말 잘온다.
이렇게 잘~ 자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안에 누구 있냐며 후레쉬로 비춘다.
자다가 놀래서 밖으로 나가보니 영국 경찰.
뭐야 여기 텐트 치면 안되는건가?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주민들이 텐트가 쳐져있는것을 보고 저기에서 자면 위험하지 않겠냐고
좀도와주라고 신고를 해 준것.
한국에서 왔고 현재 자전거 여행중이고 스페인으로 갈 예정이라고 했더니
엄지를 추켜세우며 슈퍼맨이란다.
혹시 위험한 일 있으면 999로 전화하라고 알려준 후 돌아갔다.
다시 나는 숙면모드.
끗.
주행거리 : 76km / 누적거리 : 76km
사용경비 : 7.5파운드 / 누적사용경비 : 90.4파운드
위치 : Gravesend
콜라, 에비앙0.5 : 2파운드, 물 2L 1.5파운드, 사과쥬스 1L 75p, 빅맥세트 4파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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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7.5(목) 내생일 ㅠ,
아침에 일어났더니 어제 피곤했던 몸은 이미회복이 다 되어있다. 컨디션 좋고~
새벽공기가 상쾌하다~
텐트 바로 앞이 주택가...
기지개 한번 켜주고 바로 텐트 정리에 들어갔다.
어제 남겨둔 사과주스도 한모금 하고
출발~
얼마 안가서 테스코익스프렉스가 나온다.
동네에 있는 E-mart같은 것.
샌드위치가 기가맥힌다.
요것이 1.25파운드 앞으로 주식이 될 것 같다. 가볍게 아침 먹고 다시 고고고
두시간 정도? 안쉬고 계속 달리다가
중간에 나무그늘에서 잠깐 쉬면서 주택가 와이파이 스캔.
하나 얻어 걸려서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카톡으로 소식을 전한다. 세상 좋구만~
샌드위치 한조각 남은거 마저먹고 (이걸로 점심 떼우기로 한다.)
출발~ 안쉬고 계속 고고
한시 쯤 되니
강행군을 한 것도 있고, 햇볕이 너무 뜨겁기도 해서 그런지
몸이 휘청거리기시작한다. -_-
그래서 길가로 빠져서
나무그늘에 매트깔고 한시간 취침. 정말 자유로운 여행인것 같다. ㅋㅋㅋ
근데 문제는 이렇게 쉬고나서 출발하는데도 이상하게 힘이 없다.
다리에 힘도 계속 풀리고.
알고보니 너무 조금 먹어서 그런것.
자전거에 무거운 짐을 싣고 장거리를 여행한다는게 에너지소모가 보통이 아닌가보다.
이제부터 먹는것은 절대 안아끼리라 다짐하고
근처 마켓가서 이것저것 쳐묵쳐묵
그리고 앞으로는 40~50분 주행 10분 휴식 철저하게 지키면서 갈 생각이다.
장기간이니까 체력조절 필수
배채우고나서 좀더 쉬고나니 이제서야 힘이 좀 난다.
쭉쭉 밟아나가는데 오르막 내리막 반복하다가
진짜 길게 쭈~~~욱 뻗은 내리막 등장
이때가 제일 행복해~~
얼마 힘들이지 않고도 30~40km속도를 낼 수 있다.
내리막이 있으면 또 오르막이 있는 법...
거친 오르막 이후에 잠깐 휴식
신발 양말 다 벗어던지고
다리 밑 그늘에서 20분 정도 휴식.
또 가다보니 길가에 뭔진 모르겠는데 맛있어보이는 열매가 삐져나와있다.
나무가 몇그루 딱!
색이 진할 수록 달고 맛있더라.
안그래도 과일이 먹고 싶었는데 이런 행운이 ㅋㅋ
잘 익은 것 위주로 200개는 먹은 것 같다.
달달하게 과일 먹고 나서
얼마 안있어 도버에 도착했다.
90킬로미터 정도를 내리 달려왔더니
몸은 지칠대로 지쳐있었고
사진찍을 여유가 없었다.
바로 호스텔 잡으려는데 도미토리가 이미 다 찼단다 ㅠㅠㅠ
어쩔 수 없이 싱글룸으로 숙소를 잡고
짐풀어헤치자마자 바로 온수샤워~~ 이때 기분이 최고다 증말 ㅋㅋ
씻고나서 밖에나가서
피쉬앤 칩스를 첨가봤다.
그냥 저가로 튀김류 테이크아웃으로 파는 곳.
먹을만 하더라 ㅋㅋ 칼로리도 엄청 많고
예전에는 저칼로리를 찾았는데
지금은... 무조건 고영양 고단백 고칼로리
음료로 콜라 사려다가
나와서 마켓에서 우유사서 먹었다.
건강 생각해야지~
여행기 쓰려는데 도저히 너무 피곤해서 안되겠다 싶어서 내일쓰기로 하고 바로 잠든다.
이동거리 : 91km / 누적거리 : 167km
사용경비 : 33.55파운드 / 누적경비 : 123.95파운드
위치 : Dover
샌드위치 1.25, 타코 1.5, 생수 1, 오렌지스쿼시 :1, 피쉬앤칩스: 2.5, 콜라 0.55, 우유 0.75, 호스텔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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