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월, 비
도미토리룸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이 코를 거의 전차수준으로 골아서 밤잠을 설쳤다.(귀마개 꼭사야지!!!!!)
Hi Europa 호스텔의 아침은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일어난 시간이 8시쯤이라 아침먹으러 가야겠다고 일어나서 제발 맑음이어라 하고 커튼을 걷었는데.
비...
일기예보가 좀 틀렸으면 좋겠는데 이럴 땐 왜이렇게 잘 맞는거야?
비가와도 갈건 가야지?ㅋㅋ
이왕이렇게 된거 아침이라도 왕창 먹고 출발하자고 왕창퍼왔다
식빵 6조각 햄, 치즈슬라이스 7장, 쥬스, 우유, 시리얼
아침먹으면서 wi-fi로 카톡 잠깐 해주시고. 오늘 어느정도 거리 움직일지 구글맵도 한번 봐 준다.
브뤼셀 까지는 약 92km
하루만에 갈 수는 있겠지만 비도 많이 오고 이틀에 걸쳐서 가기로 한다.
10시가 체크아웃인데 우물쭈물대다가 제시간에 못 나갈 것 같아서 식빵 마지막 한조각까지 싹비우고 샤워하고 짐을 싼다.
짐싸서 나오는데 어제 여행기 쓰다가 만난 한국사람들이 여유있게 아침을 먹고 있다.
지난밤 여행기 쓰고있는데 컴퓨터가 필요한것 같아서 빌려줬었다. 지금쯤 어디가있을까?
열흘동안 여행하면서 한국사람 딱 두번 봤다.
그래서인지 한국사람이 너무너무 반가워서 먼저 아는척을 했다.
암튼, 호스텔 입구에서 자전거에 짐을 싣고 있는데 어떤 독일 여자가(이름이 기억안나... 어려워)
자기와 모양이 똑같다며 말을 건다.(나랑 똑같은 가방 색깔만 빨간색을 달고있었다.)
자신은 파리로 여행을 갈 예정이고 파리까지 가면 남자 친구가 데리러 온단다.
확마!!!
나는 브뤼셀들렀다가 네덜란드 방향으로 갈 예정이라고 했더니 자신과 방향이 달라 같이 갈 수가 없다고 아쉽다고 했다.
그렇게 안녕~ 하고
빗길 뚫고 출발!
나와서 아까 급하게 나오느라고 다 못알아봤던 정보들 알아보려고 주택가 와이파이 스캔해서 인터넷 하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도와줄 거 없냐고 묻는다.
주택가에 멀뚱히 서서 폰들여다보고 있었더니 길 잃은 줄 알았나보다.
몰래 와이파이하는 중이니까 방해하지마세요라고 할 수도 없어서
아 정말 감사하다고 브뤼셀로 갈라고 하는데 길을 모르겠다고 했더니
길을 참 자세하게도 알려준다.
어디에서 왔냐고 묻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어디에있는지 엄청 잘 알더라
알고보니 이사람은 지리 선생님(이름이 피로 시작하는 4글자였는데 아.. ㅠㅠ 내기억력 꼭적어야지이제)
어쩐지 길을 기가맥히게 알려주더라 ㅋㅋ
물길따라 나 있는 자전거 길 알려준다고 따라오라고 해서 따라갔더니 잘 닦인 자전거 길이 있다.
고맙 다고 인사하고 가다가 다시 와이파이 스캔... 휴...ㅋㅋㅋㅋ
그담부턴 계속 길따라 고고~
길가는데 현대 보이길래 한번 찍어주고
비 엄청 오길래 사진이고뭐고 계속 달리다가 춥고.. 배고프고 ㅠㅠㅠ 서럽다
길가에 대형마트 보이길래 들어가서 물이랑 닭날개 세트가 너무 맛있어보여서 하나 산다.
좀더 가다가 한산한 시골길에서 비가 좀 그치길래
닭날개 개봉!
... 근데 사진 왜이렇게 맛없어보이지?
사진은 이래도 이게 맛이 굿굿굿 녹아그냥 乃
양도 너무 많아서 거의 절반 남겼다.
지퍼백에 킵핑하고 고고~
비도 거의 그치고 이제 좀 살겠다 이러고 가고 있는데
여행 처음으로 뒷바퀴에 펑크가 ........
올것이 왔구나
짐 다 내려놓고 자전거 뒤집어서 뒷바퀴 빼려고 하는데
갑자기 길가던 차가 급 유턴해서 다가오더니
어떤 백인 남성이 자전거에 무슨 문제가 있냐고 한다.
펑크가 나서 패치하려고 한다고 했더니
앞으로 조금만 더가면 오렌지색 집 바로 옆이 자기 집이고 거기에서 자전거를 수리해 주겠단다.(오 쌩큐! 요런건 거절하는게 아니짘ㅋ)
짐 다 짊어지고 따라가느라 조금 늦게 따라나섰더니 골목에서 삐쭉 나와 이쪽이라고 손짓한다.
골목을 돌아 들어가보니
오~ 그럴싸한 창고가 딱
저 오른쪽에 보이는 흰색 손잡이에 부품 명칭이 일일히 적혀서 선반마다 부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자전거 매니아인가?
천장에 자전거 매달자 마자 튜브 분리하는데 손이 안보임
바람 넣어서 어디에 펑크났나 한번 봐주고
펑크부위 사포로 문지르고
본드바르고
본드가 마르는동안 브레이크 하고 림(바큇살?)까지 디테일하게 봐줌ㅋㅋ
펑크패치 붙이고
다시점검ㅋㅋ
이 사람의 이름은 JAN('연' 이라고 발음하더라)이고
Vacansoleil이라는 프로 싸이클 팀의 일원이란다.(그래서 차고가 완전 자전거에 특화되있구나 .. )
차고 안쪽에 있는 자전거와 프레임들
뭔가 주섬주섬 작업중인 JAN
JAN의자전거.
체인도 닦아주고 오일도 뿌려주시고 ㅋㅋ
손이 안보임 ㅋㅋ
셀카찍으려고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려는데
갑자기 JAN이 손사래를 치면서 돈은 됐단다.
당연히 꽁짜라고 생각했는데..
뻘쭘해서 마치 돈 꺼내려던 척 하면서 와 정말이냐고
땡큐, 쿨, 그레이트 아는 감탄사 다나오면서 어떻게 이걸 무료로 해주냐고
당신 정말 멋있는 사람이라고 했더니
자기도 안단다면서 나도 나중에 어려운 사람 있으면 그사람을 도와주란다.(진짜 멋있다 이사람)
알겠다고 하면서
그래서 본래 주머니에 손을 넣었던 목적인 핸드폰을 꺼내서 셀카 한번 찍어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나가려는데 또 차고 밖으로 빗발이 우롸롸롸랏차! ...
JAN이 라이딩을 가려고 했는데 날씨가 안좋아서 쉬어야겠다고 날씨 좋았으면 어느정도까지는 같이 가줬을꺼라고 했다.
아깝다 프로선수하고 타볼 수 있는 찬스였는데 ㅋ 속도 두배는 차이나겠지?
날씨가 안좋지만 나는 가야된다고 하고 떠나려는데
옆에있는 부품상자들 뒤적뒤적 하더니
펑크패치 여분하고 본드하고 챙겨준다. 예비타이어도 주려다가 싸이즈가 맞는게 없어서 안줬다.(쌩큐!)
핸드폰 번호하고, 이메일주소 알려주면서 중간에 자전거에 또 문제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ㅋㅋ
난 럭키가이~!!
다시 출발하는데
우와~~~
그 전까지 뭔가 페달링 할 때마다 끽끽하는 잡음도 나고 핸들도 약간 삐걱대고 그랬는데
완전 싹 정비가 되서
페달링도 엄청 부드럽고
소음도 거의 없다.
완전 자전거가 날아갈거 같애 ET야
기분 업업~~되서 비맞는데도 좋다고 달린다.
가다보니 비도 멈추고ㅎㅎㅎ
풍경도 좋고~
길 가로 나 있던 가로수길
좀 가다보니 젖소들이 길 바로 옆에서 풀을 뜯고 있다.
뭘봐 임마
소 풀뜯는 소리..
젖소가 너무 가까워서 왠지 우유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가까이 가보려다가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농장 주인에게 날라차기 맞을까봐 생각 접고 다시 출발한다.
비가 왔다가 안왔다가 왔다가 안왔다가.. ㅠㅠ 지겨워
가다보니 중간지점인 Gent 도착
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에 배들이 줄지어 있더라.
무슨 용도지?
상업적인 목적은 아닌것 같은데
저놈 다니는 레일에 자전거가 빠져서 한번 자빠졌었다.
안넘어지고 버텼으면 바퀴 다 휘었을거야
휴... 위험함 ㅋㅋ
이어서 브뤼셀 방향으로 전진~~
브뤼셀 직전, Aalst라는 곳에 도착해서는
비가 너무 많이와서 또 동네 와이파이 스캔해서
호스텔 알아보는데
엄서...
한인민박은 예약 문의해도 댓글도 안달아주고. ㅠㅠ
쪼끔 기다려보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GPS보니 주변에 공원이 있길래 가봤더니..
완전 울창하고 어둡고.. 인적도 드물고 비도 스물스물 내리고..
그래도 여권이 불안정한 나로써는 최대한 경찰과 안마주칠 만한 곳에 캠핑을 하고싶기 때문에
자전거와 보행자만 입장할 수 있는 이곳에 들어왔다.
들어가서 계속 전진하다보니 덜마른 시멘트에 풍덩~(얕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공원에 새로 놓이고 있는 산책로 인가보다.
자전거 다시 꺼내서 물티슈로 다 닦아내고
계속 돌아다니다가
그나마 밝고 좀 괜찮아 보이는 곳 찾은게 여기.
칠 때는 몰랐는데
들어가서 누워보니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저 바닥에 동그란 씨앗같은게 잔뜩 깔려있었는데
그게 말랑말랑할 줄 알았는데 딱딱해서
매트가 있어서 자는데는 관계가 없지만 왠지 텐트가 찢어지지 않을 까 하는 불안감이..
거기다가 비는 점점 거세지고
ㅠㅠㅠ 무서웡
안에서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조용히 눈감고 잠을 청한다. 제발 내일은 맑아라 기도하면서.
이동거리 : 81km / 누적거리 387km
사용경비 : 1.92유로 / 누적경비 : 123.95파운드 / 67.01유로
위치 : Aalst, Belgium
닭날개+물 1.92유로
7.10, 화, 비...
눈 떠보니.. 아니나 다를까 비.
텐트가 신나게 얻어맞고 있다. 우두두두두두둗두ㅜ둗두두두두두두두두ㅜㅜㅜㅜㅜㅜㅜㅜ
혹시나 그치지 않을까 해서 10시까지 기다려본다.
아무래도 멈출 것 같지는 않고 빗발 조금 약해지길래
잽싸게 나와서 텐트 대충 털고 싣고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조깅하시다가 신기하셨는지 말을 걸어오신다.
자기도 어렸을 때 여기서 로마까지 자전거 타고 갔었다며 좋은 경험이 될거라면서
힘내라고 격려해주고 가신다.(쌩큐 ㅠㅠ)
비 때문에 축 처진 어깨를 그나마 펼쳐 주신 한마디에 힘입어 다시 출발.
신발도 젖었고 옷도 젖어서 정말 추웠다.
일단 뭘 좀 먹어야겠다 싶어서 대형 마켓 들어갔다.
오늘은 왠지 따듯한 빵이 먹고 싶었는데 마침 빵을 구워서 팔더라.
제일 달아보이는 거.
초코머핀,초콜릿 듬뿍 묻어있는 도넛, 꿀 듬뿍 호두 빵. 그리고 물 1L사서 나왔다.
나오자마자 빵 3개 삭제하고 물한번 벌컥벌컥 마셔주니까
몸이 든든한게 기운이 슬슬 돋는다.
역시 힘들 땐 단걸 먹어줘야 ㅋㅋ
근데 오늘은 정말이지 폭우가 내렸다.
그 있잖아 막 두두둑 소리 나면서 맞으면 아플거 같은 비. 두꺼운거.
그게 막 내렸다. ㅠㅠㅠㅠㅠㅠㅠ
브뤼셀까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엄청 멀게 느껴졌다.
길도 한번 잘못들고 ㅠ
그렇게 힘들게힘들게 브뤼셀에 도착해서 와이파이 스캔해서 대한민국 대사관 찾아보고 있는데
갑자기 해가 딱..
다 도착하니까 그치고 난리!!
그래도 오랜만에 햇빛 받으니까 정말 좋았다.
대한민국 대사관 위치 검색해서 LOCUS에 포인트 찍어놓고
다시 출발.
현재 시각이 오후 2시50분. 대사관이 4시30분까지 업무를 하니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전력으로 달리다가 예약을 안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오늘도 캠핑을 할 것 같아
마트에 들려서 이것저것 먹을 것을 산다.
소시지, 참치, 빵, 샐러드 드레싱.
사고 다시 출발~
대사관 가는길.
눈에 띄는 장소에 있어서 찾는데 오래 걸리진 않았다.
타지에서 우리나라말을 보니 반갑더라.
"대한민국 대사관"
내부도 깔끔 ~ 하니 건물도 그럴싸 하다.
영사과 내부 전경
이 창구를 통해서 얘기를 했는데.
상황 설명하고 영국 대사관 연결해달라고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연결해서 내 상황 미리 설명하고 전화 돌려주신다.
근데 돌아온 말은. 별 이상 없겠지만 입출국심사할 때 문제삼을 수 있다고..
임국심사관이 주관적으로 판단하는거라 확답을 줄 수 없다?
본인이 직접 이미그레이션 센터에 컨택해야한다고 ㅠ
아.. 안가 안가!!!!!!
프랑스 대사관에 연락했는데도 잘 모르겠다는 것은 마찬가지..
흠..
명쾌 한 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수확도 없고.
뭔가 우울했다.
그래도 기운내야지~~~~
다시 근처 공원으로 들어갔는데 여기는 어제 있던 곳 보다는 괜찮았다.
평평하니 캠핑할 만한 장소도 여럿 있고.
고르다가 여기쯤이 괜찮을 것 같아서 텐트 치기시작~
텐트치고 들어가서 여러가지로 생각을 했다.
이제 어떻게하지?
머리속이 복잡해 진다.
아예 영국 어학연수를 하지 말고 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뭐.. 해외 봉사활동이나. 워크샵이나.
알아보면 무궁무진 하겠지.
당장 들이닥치지도 않은 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건 걱정밖에 없어서.
그냥 걱정하지 말고 내일은 뭐할지 다른생각하다가 잠들었다.
잘 자고 있는데..
밤 11시반?
이쯤에 왠 개가 한마리 와서 머리맡에서 계속 짖어댄다.
짖는 소리로 봐서는 좀 큰 개 같았는데.
비도오고 대사관에서 일도 잘 안풀리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은데다가 잠자는 것 까지 방해를 받으니
너무 화가나서
바로 나가서 지옥으로 보내버리려다가.
브뤼셀 도심지에 있는 공원이고. 주인있는 개 일테고. 문제 생기면 경찰서. 여권.
일이 너무 복잡해질 것 같다고. 다행히 이성이 화를 참아 내서 버텼다.
생각해보면 그때 잘못 나갔는데 혹시나 미친개이거나 했으면.. 괜히 물려서 광견병?
참길 잘한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오늘하루는 뭔가 되는일이 없었다.
유난히도 힘들었던 날.
이동거리 : 30km / 누적거리 : 417km
사용경비 : 10유로 / 누적경비 : 123.95파운드 / 65.09유로
위치 : Bruxelles, Belgium
빵, 물 : 2.3유로, 소시지+참치+샐러드드레싱+빵 : 7.7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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