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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ycle Euro Trip(2012)

['12.9.23(86일차), Spain(Plasencia)] 플라센시아에서의 소소한 일상

by 훈님 2012. 10. 6.

9.23(일)

쏴아아아~

아침부터 시원한 빗소리

드디어 이 메마른 땅에 비가 오는구나.

정말 오랜만에 보는 비구름과 촉촉히 젖은 땅.

비오는 와중에 실내에 있었다는게 어찌나 행복한지 ㅋㅋ

원래 오전에는 마리아와 함께 마을을 둘러보러 가기로 했었는데

집에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아 우산이 하나도 없단다 ㅋㅋ

비맞는거 좋아하냐길래 ... ㅋㅋㅋ 그냥 집에 있자고 함 ㅋ

서로 여행담 공유하면서

마리아의 칠레에서 만난 남자친구 자랑 한참 듣고있는데 마리아의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블라블라 스페인어로 얘기하더니

마리아 어머니께서 점심식사에 초대를 하셨단다!

오늘의 점심은 스페인의 완전완전 전통요리 Cocido Madrileno

보통 겨울에 접어들기 전에 에너지보충을 위해서 먹는 요리라 완전 영양만점이라고 한다 

오늘하루 무난하게 흘러가는가 싶었는데 ㅋㅋ 굿!

마리아의 집에서 어머니의 집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

 박스라도 하나 줏어서 ㅋㅋ 비 막으면서 가야했는데.

다행히 점심시간 즈음 되자 비가 그쳤고,  이때다 싶어 어머니 집으로 이동했는데

거짓말처럼 어머니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그것도 완전 장대비. 럭키~

마리아의 어머님 집은 아파트의 제법 높은 층이어서
플라센시아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후아 시원하다~ 이번 비는 하늘이 내리는 축복처럼 느껴진다.
한 껏 물을 머금은 자연을 보니 내 갈증이 다 해소되는 것 같다.

시원한 비와 함께 시작된 따뜻한 점심식사

Cocido Madrileno는 처음에는 이런 Soup이.. 내부에는 면발이 들어있는데

아주 담백하고 짭짤하니 맛있었다.

다음으로는 콩, 감자, 당근등이 따라나옴ㅋ 단백질 보충 제대로 하네??

마지막으로는 내가 사랑하는 고기 고기 고기

3가지 디쉬로 구분되어서 나온 음식들을 모두 한 솥에 넣고 약한불에 오랜시간동안 끓여줘야한다고..

어떻게 먹는지 알려주는 마리아의 어머니 ㅋ

요렇게 잘게 썰어서 지방덩어리 부분과 섞어준 후

빵과 함께 냠냠.

과거, 겨울을 나기 위해서 이렇게 기름진음식을 먹었다고.

나는 겨울을 날 것은 아니지만

폭풍라이딩을 위해 ㅋㅋ 꼭꼭씹어 내것으로 만들었다.

맛있는 식사 후 어머니께서 딸과 아들에게 이것저것 먹을것을 한보따리 챙겨주신다 ㅋㅋ

역시.. 어머니의 정이란 :)

잘먹었습니다 어무니 ㅋㅋ

오호~ 식사 마치고 마을 둘러보려고 했었지만

비가 많이와서 괜찮으려나 싶었는데

해가 빵끗~ :)

마리아는 친구들에게 광장에서 잠깐 보자고 전화하는 중

촉촉히 젖은 플라센시아의 거리를 따라 광장으로 이동~

마리아가 친구에게 돈을빌려주기로 했다고 하며 광장 한 켠에 있는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하는 동안

잠시 옆에서 기다리다가

파리가 뒷다리 비비면서 닦는게 신기해서 측면촬영 하고 있는데

마리아가 갑자기 자기 찍는 줄 알고 포즈를 취한다.

얼떨결에 마치 원래 마리아를 찍으려고 했던것 처럼 앵글을 돌렸지만 ㅋㅋ 이미 늦음

조금 기다리자 게르만을 비롯해 마리아의 친구들이 한명씩 등장ㅋ

이 친구는 비주얼은 여성스러운데 목소리가 엄청 허스키하고 털털해서 놀랐다 ㅋㅋ

이 친구가 마리아에게 담배에 첨가되는 물질(마리화나?)를 팔더라

맞은 편에 있는 친구는 돈빌리러 온 친구. 음 ㅋㅋ

완전히 일상적인 모습이네 ㅋㅋ

그녀가 피는 담배에도 마찬가지로 이런 살벌한 사진이.. 담배 끊으세요 ㅋㅋㅋ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게르만을 제외한 두 여성들은 즐거운 여행 되라는 마지막 인사와 함께 집으로 가고

나, 게르만 그리고 마리아 셋이 동네를 둘러보기로 한다.

플라센시아에도 어김없이 있는 카테드랄.

플라센시아 인증!ㅋㅋ

문이 잠겨있어 내부로 들어가보지는 못하고 겉모습만 구경했다.

건물 저 높은 곳에는 새들이 요기죠기 둥지를 틀고 있다

요기도 잉네 ㅋㅋ

반대편 모습

이건물은 과거 대 부호의 별장이었다는데

현재는 호텔로 개조되어 이용하고 있고

이 호텔이 플라센시아에서 가장 비싼 호텔이라고 한다.

죠~~기 끝에가 호텔 입구 ㅋ

내부에 들어가보니.. 음.. 그림 몇점, 조각 몇점.. 등등이 있었지만 그리 퀄리티가 높아보이지는 않았다.

자.. ㅋㅋㅋ 플라센시아는 이게 끝

데니 말대로 플라센시아에는 그다지 볼거리가 많지는 않았다.

관광 목적으로 이곳에 왔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만은

나는 이렇게 현지인들과 스페인 시골마을의 골목을 거니는 것 자체가 즐겁다.

그렇게 골목 골목 누비고 다니다가 집에 돌아와서 이어지는

Talk talk talk

하지만 둘다 영어가 많이 서툴러서

소통은 되지만 깊은 얘기를 하기에는 조금 아쉬웠다.

후.. ㅋㅋ 한국 돌아가면 꼭 스페인어 배워야지


어느새 날은 어두워 지고.. 나는 슬슬 나갈 채비를 한다.

마리아가 내일도 일요일이라 쉬기 때문에 하루 더 묵고가도 상관없다고 하는데

다른 호스트와의 선약이 있어서 가봐야 할 것 같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내가 자전거를 들고 내려가자

가방을 들고 마중 나와주는 마리아와 게르만

자.. ㅋㅋ 이렇게 안녕~ 을 하고 다음 호스트 Tamara(이하 타마라)에게로 고고~

타마라는 주말에 마드리드로 여행을 갔다가 오늘 밤에 돌아 올 예정으로

오후 10시 경에 도착할 예정이니 그 때 만나자고 약속했었다.

현재시각 오후 9시

게르만과 마리아는 저녁을 11시 즈음 먹기 때문에

나도 아직 저녁을 못 먹은 상태.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인데 혹시 저녁 먹고 오지 않을까 하는생각에

케밥하나 사먹었다.

케밥먹고 여유있게 타마라의 집에 도착해서(마리아의 집과 4km도 채 안되는 거리에 타마라의 집이 있다)

조금 기다리다보니 타마라 등장ㅋ

타마는 플라센시아에 대학교에서 삼림병리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고급인재다.

마드리드에서부터 플라센시아까지 오느라고 피곤할 텐데..

오자마자 저녁 해 줌..(케밥 괜히먹었네ㅋㅋㅋ)

한국 게스트라며 쌀밥과 고등어 구이 스킬 과시 ㅋㅋ

근데 밥에 계피같은걸 넣더라.. 저거 왜넣지 ㅠㅠ

맛있게 익은 고등어!!!ㅋㅋㅋ

쌀밥에 고등어라니 ㅋㅋ 땡큐땡큐

타마라와 함께 사는 룸메이트와 함께 저녁식사 고고 ㅋ

타마라의 룸메이트는 다이어트중이라고 얼마 안먹더라.

생선은 젓가락으로 먹어줘야 제맛이라며 젓가락 가져와서 생선 섬세하게 발라먹기 스킬 보여줬더니 둘다 떡실신ㅋ

밥먹으면서 얘기해봤는데 이사람들.. 뭔가 코드가 맞다 ㅋㅋ

물마시면서 한국에서는 잔 부딪힐 때 건배~ 라고 한다고 했더니

스페인어로 위로 아래로 뒤로 앞으로 (맞나?) 멘트와 함께 능숙한 동작으로 건배하는 거 보여주길래

 이 손놀림 너무 프로패셔널 한거 아니냐며 공부 안하고 맨날노는거아니냐고 놀렸더니 낄낄낄ㅋㅋ

타마라가 음악과 춤추는 것도 좋아한다고 같이 클럽에 갔으면 좋았을텐데 내일 떠나야 한다니 아쉽다고 한다.

내가 더 아쉬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윽.. ㅠㅠㅠㅠㅠㅠ 좀 여유있게 약속을 잡을 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다음 호스트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내일 아침에 떠나야함...

아아... 밥먹고 보니 벌써 자정을 한참전에 지나 두시가 다 되어가고..

하지만 타마라의 집에서는 다행히 와이파이가 잡혀 기어코 여행기 한 편 써 주시고.

4시가 다 되어 취침..ㅋㅋ 큰일났네 내일 많이 가야되는데


이동거리 : 0km / 누적거리 : 4734km

사용경비 : 6.5유로 / 누적경비 : 143.95파운드, 1453.15유로, 405.45 프랑

케밥 6.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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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업로드가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__)

여행 막바지에 들렀던 호스트의 집들이 와이파이가 거의 없기도 했거니와

귀국하고나서는 친구 및 지인들과 함께하는 잇따르는 전역&귀국신고(?)에 정신이 없었네요

다음 주 까지는 마무리 할 예정입니다

마지막까지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