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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ycle Euro Trip(2012)

['12.9.29~10.1(92~94일차), Spain(Madrid)->대한민국(서울)] 끝

by 훈님 2012. 10. 24.

9.29(토)

잘자다가 8시? 쯤? 잠결에 잠깐 정신이 조금 들었는데

JJ와 알렉산드라가 완전 잠자는데 방해 안되게 하려고 완전 살금살금 움직이는게 느껴진다.

속닥속닥. 커튼도 다 쳐놓고 불도 안키고 아침도 완전 조용히 먹고 나갔다.

하지만 어제 설레는 마음으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터라

피곤했는지 비몽사몽..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지는 못하고 다시 꿈나라로


...

..zzZ


두 시간 정도 꿀같은 잠을 더 자고나서 기지개 한번 쫘악 켜주고 나니 완~~전 개운하다.

어제는 정말 하루 종일 비를 맞아서 행여나 감기가 걸리지 않을 까 했는데

깔끔해 깔끔해~!!

역시 ㅋㅋ 각종 질병의 예방은 운동인가보다

완전히 잠에서 깨려고 찬물에 아빠세수 "어푸어푸어ㅍ풔퐈포ㅓ퐈랏차챳!!" 하고(소리를 내줘야함)

샤워도 깔끔하게 하고 나와서 무심코 식탁 위를 봤는데

아아.. 아까 잠결에 들었떤 속닥속닥 살금살금 소리는 JJ와 알렉산드라가 아침을 미리 준비해 주는 소리였나보다. 

완전 감동 ㅠㅠㅠㅠㅠ

더욱 감격적인건 바로 이 따듯한 편지..

아침 요래저래 해서 먹으면 되고

도움이 필요하면 전화하면 된다고 ..

어제 전화번호 알려줬었는데

혹시나 잊어버렸을 까봐

친절하게 전화번호와 함께 집전화기를...

JJ와 알렉산드라는.. 분명 천국에서 내려온 천사다..


편지에 남겨둔 대로.

어제 먹었던 파스타도 먹고, 쥬스도 마시고.. 이것저것. 든든히 먹고 나서

외출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따가 점심 때 JJ, 알렉산드라와 함께 나가기로 했으니

오전에는 여행기 쓰면서 푹 쉬기로 했다.

여행기.. 짬 날 때 마다 틈틈히 쓴다고 썼는데도 많이 밀렸구나.. 윽..


두 시간에 걸쳐 한편의 여행기를 끝내고 언제 읽어도 행복한 응원의 댓글을 하나 하나 읽으면서

아빠미소 짓고 있는데 현관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나가보니 JJ와 알렉산드라가 일 마치고 컴백.

오오 ㅋㅋ 게다가 자전거용 박스까지 챙겨왔다. 굿~乃


알렉산드라가 날 보자마자 잘잤냐고 묻고는 하는말이

지금 일어났냐고..

ㅋㅋㅋ 난 분명히 샤워도 깔끔하게 하고 일어난지 한참 지난 상태였는데

이제 막 일어난 것 처럼 보이나보다

으으 이놈의 머리 빨리 정리해버려야지 ㅋㅋ


자~ 이제 JJ커플도 왔으니 마드리드 둘러보러 나가려는데

신발이 다 젖어버려서 신고나갈게 없다..

다행히 JJ하고 나하고 발 사이즈가 같아서 JJ가 컨버스 빌려줘서 신고

내친김에 웃도리도 빌려줘서 입고 출발~!

ㅋㅋㅋㅋ 신난 JJ

어제 자전거로 지나쳤던 길을 따라

완전 속성코스였지만 ㅋㅋ 레알마드리드 경기장도 한번 봐 주고

이동하면서 JJ가 말하길

오늘 밤에 JJ의 친한 친구  콴마(?)의 생일 파티가 있는데

내 얘기를 했더니 물론 같이 와도 좋다고 했다고

원한다면 같이 가잔다.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Yes!

음ㅋㅋ 빗길에 안전에만 촛점을 맞추고 달리다 보니 몰랐는데

마드리드 거리가 참.. 예쁘더라

아.. ㅋㅋ 잠 좀 덜자고 아침에 나가서 좀 둘러볼 걸 그랬나?

휴 ㅋㅋ 어차피 지나간 시간 현재에 충실하자.

곧 어딘지 모를 거리의 유료주차장에 주차 후 밖으로 나왔는데

이곳이 게이의 거리라며

내가 이곳에서는 굉장히 이국적이기 때문에 남자가 접근 할 수도 있다며 겁을 줬다.ㅋㅋ

잽싸게 그 거리를 벗어나 JJ커플이 자주간다는 아주아주 오래된 바에 들어왔는데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서서는 맥주 한잔 씩 들고 시끌벅적 대화를 나누고 있다.

괜히 맥주 따르는 척 설정샷 ㅋㅋㅋ

타파스, 보까디요와 함께 맥주 한잔 가볍게 먹어주고

마드리드 거리를 활보하기 시작 했다

ㅋㅋ 어딜가나 있는 맥도날드

그동안 와이파이 고마웠어~~~ 이젠 볼 일 없겠구나 안녕

음....한 광장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동상.

시꺼멓게 낀 먹구름 덕분에 포스가 좔좔흐른다.

이부분은 스페인의 중심으로 죠기 가운데 있는 동그라미를 기준으로 스페인 전역으로 길이 뻗어 나가고

여길 기준으로 거리를 산정한다.

스티브잡스 패션으로 스페인의 중심에 선 나 ㅋㅋㅋ

이건 스페인의 전통의상이라는데.. 음ㅋㅋ

내 생각에는 한복이 더 예쁜 것 같다.

한참 걸었더니 배가 약간 고파져서 또 다시 어떤 바에 들어가서 맥주와 함게 보까디요 ㅋㅋ

특이한 점은 사진과 같이 쓰레기를 바닥에 그냥 버린다.

모두가 자연스럽게 이렇게 한다.

왠지 적응이 안되서 썻던 냅킨 주머니에 넣으려고 했더니 JJ가 그냥 버리면 된단다.

그러고보니 스페인에서 여지껏 들러왔던 대부분의  바의 바닥은 이렇게 지저분했다.

그냥 땅바닥에 버리고 직원이 치우고 하나보다.

별로.. 배울만한 문화는 아닌 것 같다.

간단한 요기 후에는 마드리드에서 가장 유명한 광장이라는 이곳에 도착.

그런데 아는만큼 보인다고 뭐에 중점을 두고 봐야할 지 모르겠다.

이럴 때 면 아.. 유럽 공부좀 더 하고 올 껄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마드리드만 사흘 동안 관광해도 모자란다는데.. 휴 ㅋㅋ

어쨋거나 인증샷은 남겨주고 ㅋㅋ

마지막으로 투우 경기장 속성으로 둘러본 후

내일을 위해 자전거와 짐 포장도 하고

밤에 있을 파티를 위해 시에스타도 할 겸 집으로 고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JJ가 도와줘서 순식간에 자전거 포장 끝내고

짐들까지 꼼꼼하게 다 싸서 봉인까지 완벽하게 준비 완료!

JJ에게 여기서 마드리드 공항까지 가는 교통편이 어떤게 좋을지 물어보려는 찰나

JJ가 먼저 내일 몇시 비행기냐고 물어보고는

아침에 차로 바래다 주겠단다.

차에 짐들 충분히 실릴테니 걱정말라며

오늘 밤 불태울 준비나 하란다 ㅋㅋ

이때 시간. 약 오후 7시.


파티가 10시이고 차로 약 20분정도 이동해야한다고 하니 9시 쯤 일어나기로 하고

 달콤한 시에스타를 위해 방으로 들어가는 JJ커플.

근데 나는 어제 충분히 자 둔 터라 잠이 오질 않아

여행기 한편 더~!

여행기가 마무리 될 즈음 JJ와 알렉산드라가 다시 나온다.

슬슬 파티 준비 시작 ㅋㅋ

둘이서 한 껏 멋을 내는 중에 여행기 업로드까지 마치고

나도 준비! ㅋㅋ

낮에는 바지는 내껄 입었는데

이번에는 JJ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싹 다 빌려줬다.

그냥 자전거 탈 때 입는 옷 입으려고 했는데 .. ㅋㅋㅋ

그렇게 부랴부랴 준비를 마치고

문을 나서는데

JJ가 밑도끝도 없이 갑자기

JJ : "Can I say somthing?"

알렉산드라와 나 : "??"

JJ : "We look FAN-TAS-TIC!!!!"

ㅋㅋㅋㅋㅋㅋㅋㅋ 신났다 JJ 가는중에 오늘 우리가 제일 핫 하다며 낄낄낄 ㅋㅋ


셋다 들떠서 차타고 고고~

이동하는 중에는


"만나서 반가워, 한국에서 온 훈이야."

"3개월동안 자전거로 유럽을 여행했어."

"초대해 줘서 고마워"

"생일축하해, 콴마"


위 네 가지 문장 스페인어로 뭐냐고 물어봐서 ㅋㅋ 속성으로 과외 받음ㅋㅋ

계속 중얼 중얼 중얼 반복숙달 이따 써먹어야지 ㅋㅋ


JJ의 말대로 20분정도 달리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예상보다 20분정도 일찍 도착해서

잠깐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이 거리가 마드리드에서 단일 거리 중에서는 가장 긴 거리일 거라고 했다.

빤타스틱 한  JJ와 알렉산드라 

진심 들떠서 우러나오는 미소 ㅋㅋㅋ

아옼ㅋㅋ 설렌다 ㅋㅋ

길가다 신기한 벤치 있길래 설정샷도 한 번 찍어주고 ㅋㅋ

이건 배수관인데

물 뿜는 부분이 용 머리 처럼 되 있더라

이 거리가 워낙 오래된 거리라 특이한 걸 볼 수 있었는데

과거에 문앞에서 사람을 부르면

2층에 있던 주인이

문 바로 위에 있는 저 구멍을 통해서 열쇠를 던져줬다고 ㅋㅋㅋㅋㅋ


10시 10분 전, 자 이제 파티장소로 갈 시간~

8분 전에 도착해서 들어가봤더니 .. ㅋㅋㅋ 아직 아무도 안 왔다.

JJ말로는 스페인에서 10시로 약속을 잡으면 거의 대부분 제 시간에 안온다고 ㅋㅋ

맥주 한 잔 하면서 기다리다

10시 5분 쯤 되니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얀 셔츠를 입은 사람이 오늘의 생일 파티의 주인공 콴마 ㅋㅋ(나 지못미..)

한명 한명 올 때 마다 JJ가 나를 소개시켜줬는데

ㅋㅋㅋ 보자마자 바로 아까 외운 문장 시전

오오 ㅋㅋ 생각보다 반응이 훨씬 좋다 ㅋㅋ

동양인이 스페인어로 이야길 하니 신기했나보다 ㅋㅋ

아 .. 이때 드는 생각이

진작에 몇마디라도 연습 좀 할껄!! 예전에 바젤에서 시간 여유 넉넉 할 때

미리 몇문장이라고 공부 해 뒀다면 스페인 여행이 백배는 더 재밋었을 텐데 ..

정말정말 아쉬웠다.

그래서 사람들 올 때 마다 더 열심히 나를 어필 함ㅋㅋ

ㅋㅋㅋㅋㅋ 나 표정관리가 안되

아.. ㅋㅋ 아쉬운점은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안되어 첫 인사 이후에는 그 사람들하고 밖에 못놈..ㅠㅠ

물론 ㅋㅋ JJ와 알렉산드라가 통역 해 줘서 어느정도 대화는 할 수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몇가지 더 물어보고 대화하고 싶은데 말을 못하니 윽...

덕분에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은 욕망이 극에 달했다. 돌아가면 꼭 배워야지

 맛있는 안주들 동 내면서 ㅋㅋ 마시고 즐기다보니 어느새 새벽 한 시

마지막으로 선물 증정 타임 ㅋㅋ 친구들이 NBA공연 티켓하고 불스 유니폼 선물로 줌 ㅋ

그리고 값비싸 보이는 위스키도 증정.

아아.. 스페인의 생일 파티는 이런식으로 하는구나 ㅋㅋ 흥미로운 체험이었음ㅋ

이후에 장소를 옮겨서 2차 3차 계속 이어진다는데

우리는 내일을 위해 1차만 놀고 빠졌다.

더 놀았다가는 내일 비행기 놓칠거같애...ㅋㅋㅋㅋ

아쉽지만 여기까지.

다시 차에 탑승하고 집으로 고고~

(JJ는 운전을 위해 맥주 딱 두 잔만 하고 나머진 콜라만 마셨다)

가는 길에 알렉산드라가 말하길

사람들이 내가 누구냐고 막 물어봤다며

정말 Nice하다고 했다고 오늘의 스페인어는 대 성공이라고 하이파이브 ㅋㅋ

빈말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ㅋㅋ 어쨋거나 술기운도 조금 올랐겠다 그 말 듣고 나니 기분 째짐ㅋㅋㅋㅋㅋㅋ

돌아와서는 마지막 온수샤워와 함께 매트리스로 다이빙~!

하아 ㅋㅋ 자전거 유럽여행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마무리 되는구나.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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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일)

7시 30분. JJ가 조용히 날 깨워준다.

아~! 오늘은 진짜 마지막 날 이구나 !

그렇다고 방심하면 안되

우리집 앞 까지 도착해야 진짜 끝난거다. 

여행 첫 날 같은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최종확인 까지 꼼꼼하게 하고

간단하게 아침먹고 공항으로 나선다. 

근데 엊그제 비에 젖은 신발이 마르긴 커녕 완전 축축해

신발 바닥에도 구멍이 나서 답이 없다.

이걸 보고는 JJ가 자신의 운동화를 하나 건네줬다.

헐.. 별로 신지도 않은 것 같은데. 계속 사양했지만 괜찮다며 막 신겨주려고 한다.

끝까지 감동주네 ㅠ

마지막으로 알렉산드라와 작별 인사 하고

결국은 JJ의 신발로 갈아신고 나왔다.

덕분에 뽀송뽀송하게 귀국하겠네 고마워 JJ!!!!

함께 짐을 들고 내려와

차에다 몽땅 싣고.

공항으로 이동~

마드리드 국제공항하고 JJ네 집하고 엄청 가까워서

10분? 정도 달리니 바로 공항에 도착했다.

다시 카트에 짐들 싣고

공항으로 입성~ ㅋㅋ

웁스 ㅋㅋ 체크인까지 도와주는 JJ

현지인과 함께하니 체크인이 그냥 일사천리다.

자전거에 대한 추가운임 90유로까지 지불 하고.

자전거까지 절차에 따라 부쳤다.

여행 막바지에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 생각보다 너무나 손쉽게 해결됐다.

이게 다 JJ 덕분이야!

공항 검색대 통과하는 모습 까지 지켜봐 주고 JJ는 집으로 돌아갔다.

이 은혜는 평~생 잊지말아야지. 맹세!! 

여유있게 출발 한 터라 게이트 앞에서 여유있게 기다리다가 비행기 탑승

어째 기분이 묘~ 하다. 아쉬움과 설레임이 동시에 다가오는 알싸~한 느낌.

이제 몇 시간 뒤면 한국에 도착하겠지?

기내식도 오랜만이구나ㅋㅋ

이번 여행이 첫 해외여행이다보니 처음 출발 할 때는 기내식만 봐도 완전 신기해 했었는데..

과거를 회상하며 맛있게 먹었다.

그리곤 잠깐 졸았는데 어느새 이스탄불 도착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여행 출발 할 때 생각이 났다.

그때 당시에는 참 .. 비행기 갈아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뭐 어디로 가야되는지도 모르겠고

공항 자체가 생소한데다가 한글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ㅋㅋ

모든것이 낯설어 멀뚱멀뚱 촌스런 내 모습이 떠오르면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ㅋㅋ

그래도 처음 시작이 어렵지, 한 번 와 봤다고 이젠 완전 여유로워졌다. 

한국돈이 아닌 외화로 뭘 사먹는다는 것 자체가 어색해서 밥도 제대로 못먹었었는데.

자연스레 밥도 먹고

맥주도 스페인에서처럼 여유있게 한 잔 했는데

가격은 스페인처럼 여유있지가 않았다

무슨 맥주 한 잔에 거의 8유로냐

스페인이 싼건가? 한잔에 1.5유로면 마시는데 ㅋㅋ

맥주한잔 하고 나와서 지난번엔 안 됐었지만 혹시나 될 까 해서 시도해 봤는데

오오 ㅋㅋ 무료로 잡히는 와이파이가 있다.

이름하고 여권번호만 입력하면 무료더라.

아마 공항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것 인듯?

덕분에 전혀 지루하지 않게 공항 대기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폰으로 인터넷 한~~참 하다가 보딩타임이 가까워져와서

한국행 비행기가 출발하는 게이트로 이동했는데

오오 ㅋㅋ 한국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오랜만이다 이런 풍경

뭔가 벌써 고향에 돌아온 느낌 물씬 ㅎㅎ

터키 동전이 없어서 물도 못 뽑아 먹고 있는데

옆에 있던 어떤 한국분이 터키 동전을 그냥 주셔서 시원~한 물도 한병 겟~!

좋다~ㅎㅎ

비행기 탑승하는 사람들도 한국사람

안내 방송도 한국어

기내식에도 고추장이 ㅋㅋ


반갑다 :)


자 이제 10시간만 더 가면 내고향!!

일부러 이스탄불 공항에서 한숨도 안자고 스마트폰에 풀로 집중을 했더니

잠이 스르르 쏟아진다.


쿨~쿨~


비몽사몽으로 기내식 아침 먹고나서 얼마 안있으니

서해도서들이 눈에 들어온다.

오오 인천 앞바다 ㅋㅋ

진짜 다왔다


마지막 착륙까지 안전하게 마치고

드디어 한국 땅에 발을 디뎠다

우측으로 보이는 한국어 광고판 그리고 이내 나타나는 한국어 표지판들

이렇게 반가울 수가 ..

나는 삼개월 밖에 안나갔었는데도 이정돈데

몇 년씩 있다 오신 분들은 얼마나 반가울까?

자.. 마지막으로 ㅋㅋ 긴장되는 수하물 찾는 시간.

사람들이 각기 자신들의 짐을 찾아 떠나는데

내 짐이 영 안나온다 ㅠ

한참을 기다려서야 나온 내 박스 ㅠㅠ

무사히 도착했구나 ㅠㅠ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자전거는 나오지 않음...

히드로의 악몽이 재현되나.. 

뭐 여긴 한국이니까 그냥 집으로 보내달라고 하면 되지만 :)


한참 기다리다가 직원분에게 물어보니

자전거는 나오는 곳이 따로 있단다.


그곳에 가서 기다리니

얼마 안 있어 늠름하게 벨트를 비집고 나오는  내 자전거!

짠~~ㅋㅋㅋ

아아.. 이제서야 비로소 긴장이 스르르 풀렸다.

짐도 다 찾았고, 내 조국에 있겠다 ㅋㅋ 뭐가 걱정이랴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오늘 도착한다고는 얘기 했지만

괜히 부담 주기 싫어서 일부러 귀국시간은 말해주지 않았다.


괜히 언제 귀국 한다고 얘기하면 마중나오라는 얘기밖에 더 되?ㅋㅋ


그래서 도착 하고 나서야

제대로 도착 했다고 집으로 전화 한통 하고 곧장 집으로 ~! ㅋㅋ


공항 셔틀버스를 타고 집으로 이동했는데

정류장 앞에 부모님이 마중나와 계셨다.


역시 ... 내가 제일 보고 싶었던 사람은 우리 부모님이었겠지 ㅋㅋ

떠나는 날 투정만 부리고 간게 너무 죄송스럽기도 하고 반갑기도 해서 뼈가 으스러져라 안아드렸다.


집에 도착하니 정성이 듬뿍 들어간 한국음식 듬~~~뿍 차려주시는 우리 엄마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내 여행간 요긴하게 사용한 스마트폰을 기증해 주신 이모부와 함께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온수 샤워 후에 바로 취침..


비행기에서 오래 잤기도 했고 여행 마지막 이틀은 푸욱 쉰 터라 잠이 더 안 올 거라 생각했는데

여행이 완전히 끝난 지금까지 놓지 않고 있던 마지막 긴장마저 풀리고

내 방에 누웠을 때 ... 어떻게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편안함, 아늑함이 온 몸을 지배해서

그냥 골아떨어졌다.

.

.

.

.

93일간의 자전거 유럽여행

 종 료.


결산

총 주행거리 : 5114km(마이탓네ㅋㅋㅋ)

총 사용 경비 :  1507.85유로, 143.95파운드, 405.45스위스프랑

비행기표 (런던 in, 마드리드 out, 이스탄불 경유) 132만원 + 특별수화물 180유로(90유로 2회)

* 한화 환산(2012. 8. 1 고시 환율 기준) :  약 426만원 = 282만원(여행 중 사용경비) + 144만원(비행기표+특별수화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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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마치고 】


어려서부터 세계일주라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 꿈을 구체화 하고 실현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처음 자전거 유럽 여행을 결정 하고 사람들에게 내 계획을 얘기했을 때,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 했다.


"야 무슨 자전거 여행이야 이렇게 어려운 때에. 철이 덜 들었네."

"에이, 자전거여행? 말이 쉽지 그게. 아마 못 할 껄?"

"그래 너는 놀아. 나는 취업 할 테니까."


모두가 응원하고 격려해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같은 조건에 놓여있는 동기들의 취업 소식도 들려오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몇 번을 포기할 뻔 했다.

그럴 때 마다, 이번이 젊은 날에 나에게 주어진 단 한번의 기회라는 걸 상기시키고

다른사람들의 여행기를 보면서 주인공의 모습에 감정을 이입해서 자유롭게 달리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결심을 굳건히 했다.


 매일 일과가 끝나고나서 남들 잠 잘 때 비행기표 예매, 자전거 구입, 장비구입.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려갔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의 인식은 점점 긍정적으로 변해갔고

모든 준비가 완료되고 떠나기 전날, 결국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떠날 수 있었다.

그토록 염원했던 순간.. 첫 자전거 여행, 첫 장기 여행, 첫 해외 여행, 첫 나홀로 여행. 모든게 처음이라 엄청 설레였다.


상상과는 달리 여행에 즐거운 순간만 있는 건 아니었다.

 자전거 여행인데 공항에 자전거가 안 오지를 않나

영국에서 나갈 때 출국도장도 못받고, 여행 시작한지 열흘도 안 됐는데 사흘 내내 비가 쏟아져 비 쫄딱 맞으면서 달리고

그 비오는 중에 캠핑을 어디다 하면 좋을지도 잘 몰라서 으스스하고 음침한 숲속에서 모든게 젖은 상태에서 텐트에서 잘 때는..

하아..ㅋㅋㅋ 뭐하러 여길 와서 이런 개고생을 하고 있나 싶기도 했고

성지순례길의 뜨겁게 내리쬐는 땡볕에 위험한 자갈길을 달리다가 몇번 넘어지기도 하는 등..

여행 처음부터 끝까지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런 개고생은  즐겁지 않을 수도 있는 일들을 즐겁게, 즐거운일은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는 맛깔나는 양념이 되었다.

터키항공의 자전거 수하물 지연배송은 자전거를 도둑맞지 않고도 자전거가 없어지면 어떤 기분인지를 실감하게 해 주었고.

비에젖은 상태로 며칠 째 텐트에서 자는 경험은 온수샤워와 포근한 잠자리의 기쁨을 두배로

성지순례길의 답 안나오는 자갈길은 잘 닦인 도로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보너스로, 매 순간 고생을 넘고 넘어온 나의 몰골(?)과 흥미진진한 고생담은

여행간 만났던 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되 주었고 그들을 나의 친구로 만들어줬다.


이번 여행의 목표는 세 가지였다. 

첫 째, 내 두다리로 유럽 구석구석을 직접 달리며 시야를 넓히자

둘 째, 다른나라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사는지 소통을 통해 직접 체험해 보자

셋 째, 내가 진정 하고 싶은것을 찾자


그 결과는? 두말 할 것도 없이 대 성공이다.

자전거덕분에 일반적인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으로는 맛볼 수 없는 디테일한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고

때로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그리고 웜샤워, 카우치서핑을 통해서 각 나라 사람들의 생활양식, 사고방식 등을 체험 해볼 수 있었고

여행중에 만난 사람들(특히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서)과의 대화를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일도 찾았다.


그 외에도,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동하고, 과거 유산의 소중함을 느꼈음은 물론

전 세계 어딜가도 다 사람 사는 곳이고 그들과 내가 감정을 공유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에서 얻은 가장 값진 것은 하나의 작은 깨달음.


나는 대학입시도 한 번 실패해서 재수를하고, 대학교 졸업 프로젝트도 1차 통과를 못해서 2차로 통과하고

군생활 중에서는 다 말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이번 여행에서도 수 많은 실수의 연속으로 실패를 거듭하면서 어느순간 떠오른 것은

내가 어떤 일을 한 번에 성공 했을 때 보다 오히려 실패를 했을 때 내가 한층 더 성장했었다 점이었다.

어떤 일이 실패하면 내가 더 성장하는거고, 성공하면 성공했으니 당연히 좋은거고.

그렇게 따지고 보니 성공, 실패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실패를 두려워 할 이유가 없었다.

이런 깨달음을 얻고나서는 무슨 일을 할때 좀더 과감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여행을 통해서 얻은 값진 경험과 깨달음이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내 미래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질지 정~~~말 기대되고 떨린다.





【 감사의 말 】


안녕하세요! '훈님'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훈입니다.

(위 사진은 마지막 여행기를 쓰려고 폼잡고 있는 현재! 모습입니다.)

(그동안 머리때문에 답답하셨죠 ㅋㅋㅋ 커트 했어요 ㅋㅋㅋㅋㅋ)

먼저, 그 동안 비몽사몽 횡설수설 여행기를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3일의 여행간 가져주신 따뜻한 관심 덕분에 훨~씬 더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끔 와이파이가 잡힐 때 마다 제 글에 달린 응원과 격려의 댓글을 보는 재미가 어찌나 쏠쏠하던지.. 

콧바람이 슝슝 어깨가 들썩들썩 :)

지쳐있다가도 응원 댓글 한방에 완전 재충전 되곤 했지요.

짧막하게나마 그동안 도움주신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려고 합니다.


엄마 아빠!  아들의 결정 존중해주시고 믿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와이파이 될 때 마다 아들 목소리 한번 들어보겠다고 폭풍 보이스톡을 신청하시던 엄마 ㅋㅋㅋ

게시물마다 깨알같은 댓글도 달아주시고 ㅋㅋ 고마워요 엄마


카메라 빌려줘서 고맙다 수정아 ㅋㅋㅋ 덕분에 깨알같은 사진 많이 남겼다

A급 카메라가 여행 갔다와서 C급이 되버리긴했지만... 오빠가 새로 하나 ㅅ...사..사줄게......


지은이모부! ㅋㅋ 이모부가 주신 스마트폰 덕분에 길잃을 일 없이 안전하게 여행 마칠 수 있었어요 ㅋㅋ 감사합니다.

제가 소주라도 한잔 사야되는데 ㅋㅋㅋ 곧 찾아뵐게요


성숙이모 ㅋㅋ 여행 전날 이모가 사준 갈비 파워로 5114km 단 한 번 아프지도 않고 건강하게 잘 돌아왔어ㅋㅋ

이모최고!!

나중에 현빈이랑 제주도 한번 갔다와야겠다 ㅋㅋ


성환이 삼촌!ㅋㅋ 조카 여행기 재밌게 봐주셔서 고마워요

창원에도 한번 찾아뵐게요!!


큰집식구들을 비롯한 사랑하는 가족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호어머님!ㅋㅋㅋ 아아.. 진호어머님 아니었으면 여행 시작도 못했을 겁니다 ㅋㅋ

그날 여권 놓고 온거 생각만 하면 진짜 ㅋㅋ 아직도 아찔하네요 ㅋㅋ

여권 가져다 주신것만 해도 감사한데 제가 사랑하는 치킨과 ㅋㅋ 용돈까지 넉넉히 챙겨주시다니.. 눈물이 ㅠㅠ 감사합니다.


정보통신학부 꾸러기들ㅋㅋ  김기원, 김윤기, 박상길, 박종호, 이정민, 정혁, 한찬수, 황연준. 나 살아돌아왔다 ㅋㅋ

ㅋㅋㅋㅋㅋ 아 이름만 불러도 웃기네 

아 ㅋㅋㅋ 지금 욕을 몇번 썼다 지웠다 하는지 모르겠다 ㅋㅋ

 너네가 내가 대학생활 하면서 얻은 보물이다 늙어죽을 때 까지 보자ㅋㅋ 

특히, 길님 ㅋㅋ 다른애들 다 뜯어말려도 너만은 격려해줬지. 같이 여행 계획도 세워주고

여행관련 서적도 추천해주고 마치 너 일인 것 처럼 도와줘서 진심정말완전 고맙다. 너 아니었으면 여행 못 했을거야

부산 언제갈꺼야?ㅋㅋㅋ 전국 한번 뚫어야지?

나경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날죽여줘 ㅋㅋㅋ 미안해 ㅋㅋㅋ 마지막 여행기 쓸 때 바로 옆에 있었는데 ㅋㅋㅋ깜빡하다니 ㅋㅋㅋ이런

회사에서 일안하고 몰래 보느라 고생이 많았다 ㅋㅋㅋㅋ 그동안 응원해줘서 고마워 :)

그리고 상길이 어머니, 김옥경 여사님!ㅋㅋ 여행기 꾸준히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포스팅이 너무 늦어줘서 죄송해요 ㅠ 다음에 상길이랑 자전거 타고 창원으로 한번 찾아뵐께요 :)

맞다 삼상후이 ㅋㅋㅋ 생면부지인 형 여행기 재밌게 봐줘서 고마워ㅋㅋ 상길이랑 라이딩 한번 가자


윤기야 ㅋㅋㅋㅋㅋㅋㅋ 니가 고생이 많다 ㅋㅋㅋㅋ 포르투갈에서의 라면+쌀밥 맛은 평생 못 잊을거다 ㅋㅋ 고마워

같이 자전거 여행 갔으면 진짜 웃겼을텐데 ㅋㅋㅋㅋㅋ 산티아고 어때? 할만해? ㅋㅋ 거기서 단련해서

아프리카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라 나이지리아 화형 보니까 너가 생각나..ㅋㅋㅋㅋㅋㅋ


군생활 중 맨날 일 안하고 놀고 여행준비만 하는데도 ㅋㅋ 묵묵히 지켜봐주신 통신참모님을 비롯한 3포병여단 식구 여러분

덕분에 여행준비 잘 해서 무사히 여행 마쳤습니다. 감사합니다!

의수햄 지나누나 ㅋㅋ 2세 소식은 언제 들려줄껀데 보고싶다 조만간 인제 한번 놀러갈게

루니누나, 지나누나 통해서 우연히 알게 됐는데 이렇게 여행기 열성적으로 봐주셔서 감사해요 ㅋㅋ 덕분이 힘 팍팍 됐어요


자랑스런 한양대 학군단 48기 24공학부 동기들아 너네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좋은곳에 취업 야무지게 턱턱 해주는 덕분에 진짜 맘편히 여행했다 ㅋㅋ

너희가 내 일년 뒤 모습이니 너네가 빌빌댔으면 불안해서 어디 여행 잘 했겠냐고  

재영이는 같이 여행했으면 참 좋았을건데 ㅋㅋ 아쉽네. 일본 자전거 여행 가는거지?


 병열이 형님!ㅋㅋ 여행중에도 카톡으로 계속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맛있는거 한번 먹으러 가야되는뎈 ㅋㅋ 언제가야할지..


학군 27기 이강현 선배님!

여행기가 인연이 되어 직접 만나뵙게 되다니.. 세상 인연이라는게 참ㅋㅋ 

여행간에 응원해주시는 것도 모자라 돌아와서는 맛있는것도 사주시고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뵙게 되서 영광입니다!

나중에는 제가 광주로 찾아뵙겠습니다 :)


그리고 유랑, 자출사, 자여사 회원 여러분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주옥같은 댓글로 응원해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아직 댓글에 댓글을 다 달지는 못했지만 귀중한 메시지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읽었습니다.

댓글 하나 하나 곱씹으며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영어를 좀더 보강하고, 스페인어, 일본어(일본 자전거여행 가려구욬ㅋ)를 공부할 생각이구요

수영, 헬스하면서 건강관리 하면서 종종 라이딩도 하고 ㅋㅋ

차근차근 내년 상반기 취업을 위한 준비도 하고 공모전도 하고 

우리나라 전국여행도 해야하고.

아아.. 할게 느므느므 많네요

암튼 ㅋㅋ 이제부터는 다시 바쁘게 살아보렵니다

저희 이렇게 알게된 것도 인연인데 길가다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