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월)
오늘은 도보여행자들과 함께하는날.
네덜란드사람, 이스라엘사람, 프랑스사람, 그리고 한국인 나포함 넷.
일곱명이 우르르 한번에 출발했다.
도보순례자들의 고충을 간접체험해보고자 함께하는건데
음... 정말느리구나..
좋은길을 만났을 때 매일 슝슝 지나가다가 천천히 가려니 달리고 싶은 욕망을 참느라 ㅋㅋ 여간힘이든다.
느릿느릿가다가 언덕에서는 몇배로 힘들고 ㅠㅠ
첫 언덕 정복 직전인 문형이, 길, 프레드릭 ㅋㅋ
이 이후로 길과 프레드릭은 우리를 한참 앞서나갔고
한국인 넷과 프랑스인 마틴 다섯명만 함께 갔다.
도보여행자들은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가 어느정도 한정되어있기때문에
자신의 페이스에따라 걷고 특정 마을에서 쉬다보면 서로 다시 만나게 된다고 한다.
본사람 또보고 본사람 또보고 ㅋㅋ
역시나 중간에 Bar에서 잠깐 쉬려고 했는데 길이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길은 길이 양호해서 나는 하나도 안지쳐있었다.
그런데 도보순례자들은 이쯤이 휴식타이밍인가보다.
음... 아무래도 ㅋㅋ 너무달리고싶어서 먼저 가야겠다고 종목이에게 얘기하고
잠깐 사람구경ㅋㅋ
정말 편하게 쉬는 순례자들
음.. ㅋㅋ 나도 직접 걸어봐야 저심정을알겠지?
작별을 고하고 다시 달리려고하는데
종목이가 오늘만이라도 동행하고 가라고 꼬셨다.
정 안되겠으면 자기가 자전거 타고 내가 배낭매고 바꿔서 해보자고
종목이는 원래 자전거를 타고 순례길에 오르려고 했지만
어찌어찌 하다보니 그냥 자전거 없이 오게됐는데
중간중간 자전거 순례자들이 지나갈 때마다
엄청 아쉬워했다고..ㅋㅋ
그래서 ㅋㅋ 다시는 자전거 생각이 안나게 한번 타보라고 주고, 나는 종목이 배낭매고 걸었다.
운좋게도(?) 달리기 좋은 길이 아닌
자갈밭, 계단, 모랫길 ㅋㅋㅋ 어려운길들이 앞에 쭈욱ㅋㅋ
그냥 다시 바꿀래?
일단 시작했으니 한시간은 더 타보겠다고 한다.ㅋㅋ
그렇게 종목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나는 여유를 즐기며 다른이들과 동행.
와.. ㅋㅋ 걸으니까 너무너무편하다.
자갈길이건 계단이건 아무무리가엄서
중간에 저렇게 누가 돌로 세계지도를 그려놨는데..한국어딧니???ㅋㅋㅋ
혼날래?ㅋㅋ 달려가서 한국 만들어놓고오려다가 ... 참았다 ㅋㅋ
자전거타는 종목이 ㅋㅋㅋ
여기까지는 그나마 좋은 길이지만 이 바로 뒤에는 자갈밭과 계단이 ㅋㅋ
조금 좋인길이 나와서 종목이가 앞서나가기시작했다.
한 30분쯤 걸었을까
종목이가 저 앞에 주저앉아있다.ㅋㅋㅋㅋ
자전거 여행자들 빨리 달리는것만 봐서 진짜 편할 줄 알았는데 완전 지옥이라며
드디어 내 마음을 알겠다고 한다.
이때부터 진짜 힘들거라며 막 뒤에서 밀어주기시작함ㅋㅋ
역시 ㅠㅠ 직접 체험해봐야만 알 수 있는 이 고통 으..
중간에 와이파이 잡히는 바가 있어서 잠깐 앉아서 물도마시고 인터넷좀 했다.
이 친구가 이 알베르게의 주인인 것 같은데
한국을 엄청좋아했다.
가게 내부에 막 천원짜리 붙어있고, '설악산 등반기념 0000.00.00'이라고 쓰여진 수건 ㅋㅋ 자랑스럽게 걸어놓고 ㅋㅋ
한글로 쓰여져있는 방명록들도 많았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한국말도 곧잘함 ㅋ 신기했음
이름은..모르겠다 ㅋㅋ 암튼 종목이와 함께
한국인 넷만 정신없이 와이파이에 심취해있었더니
마틴이 지루햇는지 와이파이타임이라며 가이드북 잠깐 보다가
이제 가자고 재촉한다 ㅋㅋ
그래서 폰 접고 다시 출발.
가다가 온도계가 있어서 도대체 몇도냐 하고 봤더니.. 40 .... 쪄죽어쪄죽어
이런길은 계속되고
속도 계속 맞춰서 가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언덕같은데는 미리 올라가서 기다렸다가 가고 반복했다.
얼마 쯤 더 걸었을까. 어떤 마을에 도착했는데
오늘 여기서 묵자고 한다.
도보 순례자들은 2시 이전에 일정을 다 마무리 짓고 푸욱 쉬고 다음날을 도모하는가보다.
문형이 수진이는 뻗기 일보직전처럼보인다 막 ㅋㅋ
입구에서 물마시고 세수도 한번 해주고
알베르게로 이동~
이동해서 짐풀고, 엊그제 사놨던 빵, 살라미, 치즈 남은거하고 견과류
그리고 종목이의 전투식량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와.. ㅋㅋ 근데이거 진짜맛있다
진짜 오랜만에 먹는 고추장+참기름 조합이었음
실제로 군대에 있는건 아니고
김병장 전투식량이었나?
암튼 민간업체에서 생산하는 밥인데 ㅋㅋ 완전 별미임
프랑스인인 마틴도 맛있다며 쭉쭉먹었다.
전투식량 20봉지 가져왔다는데 이 때 3개나 깟다.(고마워 잘먹었어 종목아ㅋㅋ)
너무 일찍도착했기때문에 시간이 철철남아돌아서
여행기 쓰려고 침대에 세팅했는데..
아..ㅋㅋ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런지 노트북 팬이 아무리 쌩쌩돌아가도 점점 과열이 된다.
인터넷도 느려서 업로드도 잘 안되고.. 심지어 어댑터에 문제가 있는지 갑자기 어댑터 연결하라고 떠서
댓글만 좀 남기다가 그냥 접었다.
수진이한테 저녁먹으러 갈 때 까지 나 안일어나면 깨우라고 얘기하고
꿀맛같은 시에스타 +_+
이 때 알베르게 바로 앞에서 한창 공사중이었는데(그 우리 예전에 도시가스공사할때 쿵쿵쿵쿵하는 그 장비 엄청시끄러운 그거)
그것때문에 낮잠자는사람들이 완전 스트레스폭풍이었다.
다행히 나는 귀마개가 있어서 꼽고 풀취침 할 수 있었다.ㅎㅎㅎㅎ 코골이 대비해서 가져온건데 이렇게 요긴하게 쓰이다니 ㅎ
피로가 누적됐는지 잠깐 눈감은 것 같은데 수진이가 톡톡 깨운다. 밥먹으러가자고
원래 수진이가 오늘 저녁 오므라이스 어떠냐고 했었는데 ㅋㅋㅋ 귀찮았나보다
주방쪽으로내려가봤더니 프레드릭과 길도 도착해서 벌써 맥주를 한 잔 하고있다.
종목이가 밥먹으러 가자고 했더니
맥주 좀 더 마시고 이따가 나가자고 한다.
...음..
아마 마틴이 여기까지 오는내내 한국어로만 계속 얘기해서 삐지지 않았을까 싶다ㅋㅋ
그래서 맥주먹고 이따가 나갈까 아니면 우리끼리 먹을까 하다가
문형이가 오랜만에 한국말로 좀 편하게 얘기하면서 먹자고 우리끼리 나가기로 결정
가게 어디있는지 모르고 ㅋㅋ 일단 나갔다.
교회 하나 있길래 일단 잠깐 들어가보자고 들어감.
입구에는 이런 표시가 있었는데
똥침 후에는 반드시 손가락을 '훅!' 하고 불어주라는 뜻이다.
밖에는 엄청더웟는데
교회 안에 들어오니 정~~말 시원하다.
냉방장치 하나 없는 것 같은데어떻게 이렇게 시원하지?
음..
흔하게 볼 수 있는 교회 내부 모습
그 의미를 모르고 봐서 그런지 ㅋㅋ 그다지 큰 감흥은 없다.
특이한 점은 내부에 성가대? 암튼 아름다운 화음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는데
나는 사람들이 안에서 지금 부르고 있는건줄알고 놀랐는데
알고보니 어떤 장치에 1유로를 넣으면 재생이 되는 것.
1유로 넣을만 하겠더라 ㅋㅋ 배경음악 있고 없고가 천지차이임
그리고 다시 내려와서 밥집찾아 고고
이정도면 꽤 규모가 큰 마을이다.
문형이가 가이드북을 숙소에 놓고와서 다시 가져올까 하다가 그냥 동네 둘러볼겸 돌아다녀보자고 했는데 ㅋㅋ
진짜 돌아다니기만 했다. ㅋㅋ 쪼끄만한 슈퍼만 두개 발견하고 그나마도 먹을게 별로 없다 ㅠ
그래서 일단 가이드북 가지러 갔다와서 생각해보기로 결정.
가위바위보 져서 문형이랑 나랑 갔다왔다.
아.. 더워..
근데 갔다오고나니 ㅋㅋㅋ 그냥 슈퍼에서 재료사다가 볶음밥해먹자고 함 ㅋㅋ(진작말하지!!!!)
뭐 나야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없어서 OK하고 재료사서 돌아갔다.
숙소로 돌아가는길에
마틴과 나머지 일행들이 밥먹으러 나가고있었다. 터키음식먹으러간다고.. 맛있겠다 -ㅠ-
암튼 숙소 돌아와서
같이 재료썰고 밥올리고..있는데 식용유가 없다..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있을것 같아서 안샀는데 ㅠㅠ 딱없음
이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뒤져봐도 없고 주변에 에도 오일있는 사람이 없어서
일단 우리가 재료 써는 동안 종목이가 후딱 사오기로 했다.
음..
갔다왔는데 .. 그 라면스프봉지 같은거에 들어있는 오일이라, 볶음밥을 만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가게 문 닫으려는거 억지로 막아서 겨우 사온거라고 해서 어떻게해야되나 계속 우왕좌왕 하다가.
이러다 밥굶겠다 싶어서
자전거 끌고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
분명히 하나 연 슈퍼가 있을 것 같았고 만약에 안열었으면 가게 들어가서 빌려오려고했다.
광장 있는 부분까지 자전거 타고 갔더니 다행히 문 연 슈퍼가 하나 있었다.
올리브 오일 어딨냐고 물어볼라고하는데 ㅋㅋㅋ 당최 못알아들으니
칙칙 소리내가면서 볶는 시늉 해가지고
오일찾고 콜라한캔 사서 원샷하고 숙소로 복귀 ㅋ
근데.. 도착했더니 바로 옆에서 소시지 요리하던 애들이 소시지를 굽다가 소시지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줘서
그걸로 볶음 밥을 하고있었다. ㅋㅋ 참 해볼려고 하면 어떻게 방법은 다 있구나 ㅋㅋ
기껏 사온 기름 허무하게 못쓰나 했는데
볶음밥 양이 적어 더만들다보니 식용유가 필요해서 요긴하게 썼다.
하아.. 오늘 안굶어도된다 휴 ㅋㅋㅋ
가운데 후라이팬에 있는게 추가로 만든 두번째 볶음밥ㅋㅋ 나혼자서도 저 후라이팬만큼먹는데 ㅋㅋ 접시에 있는 양은 너무 적다.
재료살 때 같이 사온 와인과함께 쌀알한톨안남기고 다먹었다. 굿~
밥먹고 나서 아까 사뒀던 맥주와 내 비상식량 마른안주 3종세트를 가지고 분수대 옆에 그냥 주저않았다.
시원~ 하게 맥주 한잔씩들 하고 ㅎㅎ
얘기보따리 풀어놓다보니 시간은 어느덧 열한시가 다되어가고.
알베르게 문닫을 시간이 이미 지나지 않았나 싶어서 잽싸게 돌아갔는데 ㅠ
문이 닫혀있다.
뒤로 넘어가려고 알베르게 뒷산쪽으로 갔더니
몇몇 사람들이 어두운가운데 알베르게 뒷마당에서 쉬고있다 .
너 지금 거기서 뛰어내리려는거냐고 안된다고 만류하더니 문을열어줘서 겨우 들어왔다.
들어와서 보니 그 뒷마당에 있는 벽이 높이가 꽤 높더라. 그렇게 높은 줄 몰랐는데. 휴.. 뛰어내렸으면 큰일날뻔했네
도보순례 간접체험은 여기까지.
도보순례는 도보순례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볼 수 있고 이동하면서 얘기하기도 편하고
배낭을 매고와서 계속 함께 했다면 좋았겠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자전거여행자로 돌아가련다. (더 달리고 싶어!!)
이동거리 : 21km / 누적거리 : 2812km
사용경비 : 14.9유로 / 누적경비 : 143.95파운드, 691.55유로, 405.45 프랑
빵 1.6 / 볶음밥재료 4등분 5 / 올리브유, 콜라 2.3 / 알베르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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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화)
6시 즈음 일어나
수진이가 어제 볶음밥 하다 남은 밥으로 숭늉을만들고 계란 몇개 남은걸로 후라이 만들어줘서
간단하게 아침먹는데 ㅋㅋ 역시 외국인에게 숭늉은 쥐약인가보다. 마틴도 한숟갈 뜨더니 쥐쥐
(진짜 꼬소한데 .. 특히 불닭발같은 매운거 먹고 불나는 입안을 달랠때 .. 아 이런 예시는 괜히들었다 ㅠㅠㅠ여행기쓰는 지금. 침 질질)
암튼 간단하게 아침먹고
밖에나와서
바로 작별인사를 하고 슝~ 달려나갔다.
채 날이 밝아 오기도 전에 출발한 나.
수돗가에서 물보충하고
아직 별도 보인다.
그래도 조금씩 밝아오는 하늘. 곧 더워지겠지
새벽을 뚫고 고고!
곧 아침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이미 한참전에 출발한 순례자들.
이들 옆을 휙 하고 지나갈 때면 왠지 미안하다.
그레서 격려인사도 힘차게 해줌
"부엔 까미노!"
제법 괜찮은 길을 새벽의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달렸다.
오늘 길 진짜 괜찮은데?
오오~ ㅋㅋ 계속 이렇게 내리막을 맘놓고 달릴수만 있다면 ㅠㅠ
길이좋아 금새 다음마을까지 도착했다.
시간이 8시가 채 안되어서
가게들이 문을 하나도 안열어서 도장은 안찍음.
아 근데..
도장에 이렇게 연연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른순례자들 보니 도보순례자들도 나만큼 많이 안찍었던데.
이거 다찍는다고 무슨 상주는것도아니고 ㅋㅋ
그다지 크게 신경쓰지 않으련다.
식수대가 세워진 년도. 내가 태어난 해와 같아서 찍어봤다 ㅋ 86년생
언덕이 있긴 했지만 경사도 완만하고 길도 완만해서 정말 좋았다.
슬슬 떠오르는 해.
순례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떼들 ㅋㅋ이렇게 가까이서 본건 처음이다
안녕얘들앜ㅋ 똥좀그만싸 응?????
귀요미들ㅋㅋ 염소 바이브 열창 하면서 지나간다.
크~ 여지껏 고생한거 다 보상받을만한 시원한내리막
아스팔트는 아니지만 제법 견고한 바닥이어서 잘미끄러지지도 않고 ㅋㅋ최고였다.
ㅋㅋ 지나가는사람 붙잡고 나 요기 달리는거 찍어달라고 함
에이 그림자가 에러다 ㅋㅋ
뒷모습 오랜만에보는데 머리 엄청많이길렀네 ㅋ
ㅋㅋㅋ 얘네들도 컨셉사진찍고싶다길래 찍어줌ㅋ
이들을 뒤로하고 나는 총알처럼 튀어나갔다.
황홀한 내리막 이후 나타는 다음마을.
얘네는 도대체 얼마나일찍출발한거야? 아.. 바로 전 마을에서 출발했나?
아무튼 ㅋㅋ 자전거 타고 가다보면 정말 많은 순례자들을 지나치게된다.
교회가 하나있었는데 문닫았길래 GG
꽤 커보였는데..
현위치가 Los Arcos.
크.. 저 아름다운 경사좀보게 ㅋㅋ 그냥 경사도만 봐도 훈훈하다
이런길이 쭉쭉쭉~~ 계속 이런길만나와라~~ㅎㅎ
물뜨다가 스페인 여성을 만났는데 ㅋㅋ
한국에서왔다고 South Korea. 천번만번연습한 R발음 잔뜩 굴려가면서 얘기해줬는데
어딘지 모르겠단다.헐.. 한국을몰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중국하고 일본 사이에있다고했는데도 모른단다 ㅋㅋㅋ뭐이래?
암튼 그녀의 이름은 Claudia(이하 클라우디아)
완죤 귀요미 ㅠㅠㅠ 91년생이라는데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애와 쏙닮아서는
말할때마다 한쪽눈이 약간 윙크하는 것 같은 버릇이 있는데
완전ㅋㅋ 빠져버릴뻔했다.
신발매장에서 일했었고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다고.
신발매장에서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을 하는게 너무 지겨워서 뭔가 재충전의 기회가 필요해서 이 길을 걷게됐다고 한다.
휙 앞질러 가려다가 한 한시간? 함께걸었다. 가끔 농담도 던지는데 너무귀여워서
이대로 계속 같이 매력에 빠져서 헤어나올 수 없을 것 같아서ㅋㅋㅋㅋㅋ
먼저 가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마지막으로 사진찍자고 하길래
왠지 특별한 사진을찍고싶어서 태극기에 메시지 남기고 ㅋㅋ사진찍음
ㅋㅋㅋ 완전 고민하면서 씀 ㅋㅋㅋ ㅜ귀요미
나 완전 신났다잉?ㅋㅋ
태극기들고 낄낄대는거 재밋어보였는지 지나가던 사람 한명도 꼇다 ㅋㅋㅋ
만나서 반가와~
사진찍고나서 이메일주소 페북아이디 교환하고 ㅋ
태극기 다시 가방에 넣으려고하자 왜 안달고 다니냐고 하길래 더러워질까봐그런다고했더니
얼마나 멋있냐고 달고다니라고 엊그제 한국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은 옆구리에 태극기를 달고다니더고 하면서
태극기 가방에 달아줌ㅋㅋ
그러고나서
연락 꼭 하자고 하고 헤어졌다
후우 ㅋㅋ 스페인사람이기에 망정이지
한국사람이었으면 로맨스가 싹틀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쉬움을 뒤로한채 다시 달리다가
Viana라는 마을에 도착했을 때
슬슬 배가고파져서 마켓에 들어가려고 자전거를 세웠는데
바로옆에서 어떤 여자분이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한다.
오 ㅋㅋ 태극기 달자마자 바로 효과보는구나
한국사람이 태극기보고 한국사람인줄알고 바로 인사한것
어디서오는길이냐고 물어보시기에 런던에서부터 지금이곳까지의 여정을 이야기해줬더니
가게안에 한국인이 두명 더있는데
이들은 이스탄불에서부터 여기까지 걸어왔다고 한다 ㅋㅋㅋ대박ㅋㅋ
왼쪽이 동현 오른쪽이 희범이 얘기해보니 동현이는 스물넷, 희범이는 스물다섯
이런 패기 쩌는 장거리 한국여행자는 처음봐서 완전신기했고
왠지모를 여행자의 포스가느껴져서 부러웠다.
수염더덮수룩하고 구릿빛으로 건강미넘치게그을린피부
아.. 괜히 햇빛가리개하고다니고 면도했나 ㅋㅋㅋㅋ
나보다 어림에도 불구하고 존경스러워서
헤어지는 그 순간까지 말 안놓고 존칭으로 얘기했다.
크 ㅋㅋ 사진을 찍어준건 처음내게 인사했던 희영이누나
사진속의 그녀 ㅋ 미국에서유학하시고 곧 한국으로돌아가실예정이고
동화책을 만드는 낭만적인 꿈을 가지고계신다.
<사진출처 - 희영누나 페이스북>
여행했던 경로 지도보면서 서로 얘기하고 그간있었던 일들 얘기듣는데
내가겪었던일과 비슷했던얘기도있고 ㅋ 동질감도느껴지고
특히 지도를펴놓고보니 이스탄불부터 여기까지 거리가 더욱 실감나는게 왠지 내가작아지는느낌 ㅋ
세명다 인상도너무좋고 재밌는 얘깃거리도많아서
정말 자전거만아니었으면 이 길이끝날때까지 같이다니면서 더 함께했을 거다.
블로그에서도 존칭을 쓰려고했는데 .. ㅋㅋㅋ왠지안친해보여서 지금부터말놓기로함
동현이는 수염도많이기른데다가 ㅋㅋ 너무많이타서 어떤외국인에게 티벳사람아니냐는 질문을받기도했단다 ㅋㅋㅋㅋ
아웃곀ㅋㅋ
자전거한번 타보는 동현이 ㅋㅋ
<사진출처 - 그저 평범한 대학생 '마범' http://khb1062.blog.me/10145957034>
나도 희범이 배낭을한번들어봤는데 헐.. 군장보다무겁다이거
몇킬로나 나가냐했더니 27kg ㅋㅋㅋ 오메 사람잡겠네이거
이거들고어떻게여기까지걸어왔지?? 진심진심존경스러웠다.
오늘 원래 팜플로냐까지 쭈욱 치고나가려고했으나 얘기가 더 듣고싶어서 하루 같이묵기로했다.
희범이가 마침 알베르게를 정해두어서 가봤는데
이알베르게는 교회에 딸려있는 곳으로 기부금으로 운영된다.(숙박비없음)
최대수용인원은 15명. 침대가 아닌 매트위에서 잔다.
오늘 사람들이 기부한 돈으로 내일의 순례자들이 먹을 음식을 사고 이것이 반복되는것.
기부금으로 산 식재료로으로 오후 7시반부터 다함께 음식을만들고
8시 반부터 다함께 저녁을 먹는 "커뮤니티 디너"라는 것을 한다.
8시에는 이 성당에서 미사가있다는데
오고싶은사람은 오고 안오고 싶은 사람은 안와도 된단다.
문화체험목적으로 가보는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암튼 그렇게알베르게에들어와서 샤워를마치고 노트북을 전원버튼을눌렀는데...
이게안켜진다 ㅠㅠㅠㅠ 아무리전원버튼을눌러도 배터리를껏다켜봐도 어댑터를뺏다껴봐도 안켜짐.ㅠㅠㅠ고장났나바
램도 뺏다껴보고 이것저것다해보다가 일단보류하고 점심먹으러 나가기로한다.
식재료사서 요리해먹으려고했는데 점심에주방사용은금지되어있고
마침 시에스타 타이밍이어서 식료품점도 전부 문을닫아 순례자메뉴를 먹으러가기로했다.
<사진출처 - 그저 평범한 대학생 '마범' http://khb1062.blog.me/10145957034>
처음방문해보는 스페인의 레스토랑 ㅋㅋ
희범이동현이는 이스탄불에서여기까지오는 근 4개월 동안 400유로 썼단다.ㅋㅋㅋㅋ
어마어마 하다진짜 ㅋㅋ 감탄의연속
레스토랑들어오기 직전에 샴푸를하나사는데
비누말고 샴푸를사야 머리감고 세수까지 한번에된다며
그중 제일 싼거 골라서산다.
그래서 오늘 정말 큰맘먹고 레스토랑한번 온거라고 ㅋㅋㅋ
와 ㅋㅋㅋ진짜 지금까지 내 여행은 사치였구나
반성많이했음. 그래도 난 먹는데는 안아끼기로했다
암튼간에 메뉴가 뭔지 잘 모르겠어서 대충 미트 그릴 들어가는거 ㅋㅋ아무거나찍어서 시켜먹었다.
이게 애피타이저 감자와 오징어와함께 낸 요리. 먹을만하더라
다음것부턴 사진을못남겼는데
돼지고기 맛있게익힌것이 나왔고 마지막 디저트로는 치즈케익
음식다먹고 한참수다떨다 보니 4시?
1인당 11유로 꼴로 계산하고
(43.4유로 세명이 11 내가 나머지 냄)
다시숙소로 고고.
희범이와동현이는 빨래 하고 여행기쓰고
나는 노트북고치는방법알아봤다.
스페인 노트북수리, 스페인 HP 뭐 별의별키워드 다쳐가면서 구글링했는데
답이안나오길래 스탭에게물어봤더니 인포메이션센터가면알려줄거란다.
무작정나가서 인포메이션에물어보니
스페인어로 툭탁툭탁 HP 대리점하고 노트북수리전문점 주소 하나씩 준다 ㅋ
Viana에는 없고
10km떨어진 로그로뇨에있다고..
뭐 자전거로다녀오지뭐
그런데 아마 7시면영업이종료될거라고 내일가는게나을거라고했다.
지금시간이 5시40분께. 10km면 빨리달리면 30분이면가니까
고맙다고인사하고 주소GPS에 찍어서 바로자전거꺼내서 패니어하나만달고 로그로뇨로달렸다 ㅋㅋ
완전 광속질주 ㅋㅋㅋ
다행히 아스팔트로 일자로 쭈욱뻗은길이있어서 도심지 약간 헤매는시간포함 6시 20분쯤 서비스센터에도착했다.
도착해서 물어보니 우리는 제품공급자고 테크니션이 없기때문에 노트북을 맡기고 이틀뒤에찾으러 오란다.ㅠㅠㅠ
산티아고 조개모양보여주면서 나는 순례자라 산티아고까지 가야해서 내일아침에 떠나야하는데 어떻게안되겠냐고 계속사정하니
잠시기다려보라며 어딘가로전화를건다.
그러더니 대리점에서 4km정도 떨어진 장소에 테크니션이 있고
사정을얘기해두었으니 가보라고
하지만 7시면문을닫으니까 최대한빨리가는게좋을거라고했다.
시간은 6시반... 30분남았다 으악
정말풀스피드로 달려서 가는데 중간에길이공사중이어서 우회해서가느라고 늦었다.
도착한시간 6시 50분
사람들이 퇴근준비를 다마치고 나를기다리고있다(거의 7명됐음)
정말고맙다고 은혜를잊지않겠다 바로재생해주면서
상태봐주는데 메인보드가나간거같다고한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럼어쩔수없이 이틀기다려야하는데.
혹시몰라서
아까 램 뺏다꼈는데 그게제대로안껴져서 부팅이안되는것같다고 다시시도해보자고했더니
다행히 된다. 문제는 어댑터.
더운가운데 계속사용했더니 이게 맛이갔나보다.
어댑터구매에 무려 40유로나 소모했지만.
메인보드가 안나간것이 얼마나 다행이며, 오늘안에 바로 고친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이들은 노트북수리가완료되자마자 나와함께 공장문을 나섯다.
나때문에 퇴근안하고 기다려준것.
고맙다고 고맙다고 계속인사하고
가벼운마음으로 다시 숙소로 돌아간다.
지금시간 7시 10분.
저녁식사 만드는걸 돕기엔 늦었다.
미사는 관람할수있을지도모르겠다.(Viana까지 돌아가는길은 오르막이 더 많음)
그러나 바람까지 역풍으로 불어서 속도를더디게만들었고..
꼼짝없이 미사도놓치는가했는데
다행히50분쯤 다시돌아왔다.
휴 ㅋㅋㅋ뿌듯해 들어가자마자 바로미사하러가는분위기기에 샤워도못하고 땀범벅상태로ㅠ 세수만하고바로내려갔다.
이거슨 성당 입구 ㅋ
성당 내부모습은 이렇다 오오 제법간지가 철철
미사하는데 스페인어라 뭔말인지 하나도모르겠고
그저 앉았다일어났다 몇 번 한 것밖에 기억이 안난다.
미사가끝나고
순례자들만 앞으로 초청해 축복해주는시간이있었는데
성수?를 머리에 뿌리고 저렇게 머리를 한번 감싸주더라.
카톨릭신자가 이런체험을 했더라면 참 감명깊었을 듯.
하지만 난 단지 문화체험일 뿐.
그저 곧 다가올 저녁식사 생각으로가득차있었다ㅋㅋㅋ
축복거는 중
<사진출처 - 그저 평범한 대학생 '마범' http://khb1062.blog.me/10145957034>
미사 이후 ㅋㅋ 기념촬영.
<사진출처 - 그저 평범한 대학생 '마범' http://khb1062.blog.me/10145957034>
커뮤니티디너라는것 참 괜찮은 것 같다.
모두가처음보는 사람들인데 함께어우러져 서로이야기하고.
분위기도 엄청좋아서
조금만 적극적으로 말하면
"Oh~"감탄사 연발하면서 잘웃어준다. 서로 웃고떠들고
신나게즐겼다.
내가 배가많이고파보였는지 ㅋㅋ 본인의 스파게티까지 줬던 미국여성
아니구나 파스타구나
아...암튼 너무맛있어이거 ㅠㅠ
저만큼먹고도 저만큼더받아서먹었다. ㅋㅋㅋ
디저트로 달콤한 파이와 수박까지함께먹으며 즐거운 대화를 이어가는 우리.ㅋㅋ
여기봐요 여기좀 봐주세요~ㅋㅋ
아랫쪽검은티셔츠에 디카를들고 있는남성은 파리에서부터 여기까지 걸어왔단다 ㅋㅋㅋ
앜ㅋㅋ 이름ㅁ이뭐더라.
암튼 내가하는얘기에 엄청즐거워했음 ㅋㅋㅋ
금방친해져서 표정배틀함..
결과는 나의 압승 ㅋㅋㅋㅋㅋ 따라해보라고 하면서 보여줬더니 좋아죽음ㅋㅋㅋ
그리고나서 함께 치우는데
얘네들이나 나나 ㅋㅋ 기부금 거의 2유로도안되게내서
밥값해야한다고 설거지를도맡아서했다.
(나는 그런심정으로했는데ㅋㅋ 얘네는어땟을지모르겠네)
사람들은 누가 얼마나기부한지모른다
그저 한국사람 엄청부지런하다고 생각했을거다 ㅋㅋ
설거지마치고 나서는 성당내부로들어가는 비밀통로를알려주겠다며
순례자전원이비밀통로로들어감ㅋ
성당 2층. 항상 접근금지로되어있어서 못올라가봤던 금단의구역에 처음으로 올랐다.
이건 너무 고요하고 엄숙해서 나도모르게 왠지 진지해졌다.
나눔은 아름다운것이다. 순례를 통해 많은것을 얻길 바란다. 등등 이야기 후
촛불하나를 차례대로 손에서 손으로 이동하면서
자신에게 촛불이 왔을 때 각자 나 자신에게 하고싶은말을 하는 이벤트를가졌다.
"정훈아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많았다. 지금의 경험이 앞으로의 너의 미래에 탄탄한 디딤돌이 될거야.
여행 끝나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다하자!"
속으로 되내였다.
그 이후 순례자 중 한명이 스페인어로 노래를했는데
아.. 정말아름다웠다. 고요한가운데 들려오는 실낯같은 아름다운 목소리.
비록 스페인어라 알아들을수는없었지만 감격적인순간이었다.
이렇게 오늘을 마무리짓고
샤워하고 매트에 누웠는데.
만감이교차한다.
아 나는 정말 어마어마한 경험을 하고있구나. 새삼 실감하면서 천천히 천천히 잠에들었다
이동거리 : 60km(노트북수리 포함) / 누적거리 : 2872km
사용경비 : 55유로 / 누적경비 : 143.95파운드, 746.65유로, 405.45 프랑
초코바, 에너지밀크, 콜라 4.15 / 순례자메뉴 10.3 / 노트북어댑터 40 / 탄산음료 0.55 / 알베르게 기부(?잔돈 2유로안팎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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