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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ycle Euro Trip(2012)

['12.8.19(51일차), Camino de Santiago 2] 힘들다 힘들어

by 훈님 2012. 8. 23.

8.19(일)

일어나자마자 다른사람들은 이미 다 챙겨져 있는 짐 싸서 나가는데

나는 부랴부랴 짐싸기 시작한다.

흑 ㅋㅋ 모르면 고생이라니깐

그래도 다행인건 짐풀고 싸는게 이제는 어느정도 숙달이되어서 금새 다챙길 수 있었다.

짐챙겨서 내려와보니 사람들은 하나 둘 씩 숙소를 떠나고있고.


몇몇사람들은 일행을 기다리는지 않아서쉬고있다.

워낙 빨리움직여서

오히려 윈보다 빨리 알베르게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목적지인 산티아고까지는 790km

사람들이 시작을 기념하는 촬영을 하고있었다.(한국사람인가?)

나도 한장찍어봄ㅋㅋ

피레네 산맥 넘었으니 이제부터는 좀 여유있어 질 것 같다.

근데 울창한숲을 따라 들어가보니

또 자갈길 언덕이...

가속도내서올라가느라 사진도못찍고..

중간쯤 경사가 너무심해 뒤로 밀려나고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손이 척

이 둘이 경사가 끝날때까지 계속 밀어줬다 ㅋㅋ

뭔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마지막에 "부엔 까미노!"

(부엔 까미노 = 좋은 여행 하세요)

크~ 멋지다 ㅋㅋ

나도 부엔까미노! 외치고 다시 출발

속도내서 가다보니 자전거 여행자를 만날 수 있었다.

처음만나는 자전거 여행자.

스페인사람으로 마드리드에 사는데

휴가여서 성지순례길로왔다고 ㅋ

그의 이름은 라울.

자연스럽게 같이 가기로 했다.

좀더 올라가다가 여기서 사진찍자길래 사진도 찍고 ㅎ

카메라 타이머맞추고있는데 자전거 순례자 한명 더 오길래 같이찍곸

이렇게 셋이 팀 만들어서 같이 갔다.

둘이 사진찍는거 엄청좋아해서 ㅋㅋ 중간중간에 쉴 때마다 사진찍자고했다.

고글끼고는 처음찍어보는 것 같네

화이팅!

화이팅은 화이팅인데 이게 순례길이여 황천길이여.. 정말 조금만 더 가도 자전거가 부숴질 것 같은데

이 두사람의 자전거는 MTB라 그냥 펑펑치고 잘도간다. ㅠㅠㅠㅠ

난 또 스포크 부러질까봐 완전 천천히 감

중간에 왠 무덤이 나오길래 뭐라고 설명하는 것 같은데 ㅋㅋㅋ 스패니쉬라 하나도 못알아듣겠다.

계속해서 이어지는자갈길. ㅋㅋㅋㅋ

피레네가 끝이아니었구나

성지순례를 내가아니라 자전거가 하는구나 ㅠㅠㅠㅠ

펑펑풮아퍼아펖ㅇㅍ앞어파

이건너무하잖아 ㅠㅠㅠㅠㅠ

정말 돌 하나하나 꼼꼼하게 신경써가면서 넘었다. 그렇게하지않으면 자전거가 정말 부숴져버릴 것 같았기에.

먼저 간 이들과는 한참 뒤떨어져 먼저 갔나보다 생각했는데

내리막이 끝나고 마을이 나오는 시점에서 기다리고있더라.

여기서 뭐좀 먹고가자길래

바에서 빵하나 사가지고 먹고.

더워서 콜라하나뽑아먹었는데

우왘ㅋㅋㅋ완전맛있음. 콜라 먹으면 갈증 더나는데 그 순간이 너무 좋아서 ㅠㅠㅠ

콜라 매니아 될 것 같다.

기다려준 건 정말 고마웠지만

계속 뒤에 쳐지면서 기다려달라고 하기도 뭐하고

나는 엠티비도 아니고 짐도 무거워서 이런길은 정말 천천히 갈 수 밖에 없다고 먼저 가라고 했다.

그러길 잘했지 ㅋㅋ 아니나 다를까 길이 이모양이다 ㅋㅋㅋ

저 오른쪽 위에 길을 가리키는 조개모양과 화살표가 보인다.. ㅋㅋㅋㅋ

진짜 자전거로 카미노에 올 거면

엠티비로 꼭!!! 그리고 짐은 꼭!! 최소화 해서 오라고 권해주고싶다.

자전거 부숴질까봐 겁나서 달리지도못하고 ㅠㅠㅠ

그러다가 이런 오르막이 나왔는데

와.. 예전에는 그렇게 싫던 오르막이 단지 아스팔트라는 이유하나만으로 어찌나 감사하던지

새삼 좋은길의 소중함을 느꼈다.

이 때 부터는 제법 괜찮은길로 팜플로냐까지 쭈~욱 이어져있어서 진행에 별 무리가 없었다.

팜플로냐는 규모가 꽤 큰 도시로 사람들이 엄~ 청 북적였다.

길안내도 엄청 잘되어있는데

보도블럭을 보면 이렇게

조개모양과 자전거모양이 함께!

정말 편하게 길찾아 갔다 이때 ㅋㅋ

조개따라 쭈욱 가고있는데

대로변에 사람들이 줄을 쭈욱 서있길래 이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내가 지나가는 이시점에 스페인 자전거 레이스가 시작되는 타이밍이라고 ㅋㅋㅋ

럭키~ㅋㅋ

이렇게 사람들이 주욱 늘어서서 기다리고있다.

얼마 안있어서 이런 차들이 지나가고

뒤로 프로사이클선수 무리들이 우르르 ㅋㅋ

사람들 다 박수쳐줌

정말많고 정말 빠르다

Jan보는거 아니야? 이러고있었는데 ㅋㅋㅋㅋ 보기는커녕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서 한사람도 제대로 기억 안난다.

슝슝슝~

자전거 탐난다..

그 뒤로는 팀별 차량이 따라다녔는데

자전거가 고장나면 바로 갈아탈 수 있게 저렇게 따라다니는건가?

예전에 내 펑크를 떼워준 Jan이 속한 바캉솔레일 팀의 차도 지나갔다

엄청많이지나갔음

나.. 하.. 하나만

이 사람을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각자 자기볼일하러 떠났다.

이 친구들이 이 경기에 대해서 알려줌 ㅋㅋ

자기들은 볼려고 시간맞춰서 나온건데

나보고 운이 좋다고 했다 ㅋㅋ

날도 덥고

마켓에서 이것저것 좀 사다가 근처 벤치에 앉아서 먹고

그늘에 있을때가 제일 행복해~

배부르게 먹고 다시출발하려고 딱 폼잡는데

저 멀리서 "훈!"하는 소리가 들린다.

봤더니 라울ㅋㅋ

아까 먼저 출발했는데

중간에 냇가에서 수영하다가 좀 늦었다고 ㅋㅋ

그래서 여기서부터 또 같이 갔다.

길이 하나다보니 이런경우가 생기는 듯ㅋ


크~ 팜플로냐 내부의 순례길.

이게 순례길이야?ㅋㅋ 앞으로 계속 이런길만나왔으면ㅋ

언덕이 나와도 행복하다 아스팔트라면

지난번 내 스포크가 부러진 원인. 그렇게 혐오했던 이런 아스팔트의 균열조차도

자갈길 경험 직후에 만나니 애교로 느껴졌다.

이 언덕 이후 라울은 여기서 묵을 예정이고 무하마?였나? 암튼 ㅋㅋㅋ 이 사내는 조금 더 가서 묵을 예정이라길래

좀더 가보자 하고 따라나섰다.

크~ 아스팔트 좋다!

자.. 근데 저 멀리 자갈길로 빨리 다시 들어오라고 환영해주는 표지판 ㅋㅋㅋ

오 그래도 양호한데?

하지만 방심은 안됨ㅋㅋㅋ

바로 자전거 브레이킹 로드가 다시 등장

덥고 건조하고 땅도 별로고 으악~~!!!최악

물을 먹어도 몇분뒤면 입안이 바싹바싹마른다.

나무그늘에서 쉬고있떤 순례자들이 힘내라며 격려해줬다 ㅋㅋ

내가 많이 힘들어보였나봄

더가다보니 해바라기밭이나왔는데 ㅋㅋㅋㅋ

황금해바라기밭이아니라

시꺼멓다

더워서 완전 타버렸음 ㅋㅋㅋ

지옥의 해바라기밭이다

헉헉 완전더웠는데 어떤마을 도착.

여기서 묵는다는줄알았는데

여기가 아니라 좀더 가야된다고한다.

흠.. 그냥 쉴까 하다가 따라가기로하고

일단 오아시스같은 물줄기로 더위를 달랜다.

지쳐서 쉬고있는 순례자

와.. ㅋㅋㅋ 정말정말정말시원했다.


라울이 갑자기 가방으로 뛰어가더니 딸기잼 하나를 건냈다. ㅋㅋ

말은안통하는데

팔에 알통생기게하면서 엄지 치켜세우는 걸 보니

힘나게하는데 좋다고 하는 것 같다.

아무리험한길도 자전거에서 내려오지 않던그가 ㅋㅋㅋ 이길을 만나더니GG침

근데도 빠르다.

산티아고 길 3번째라고 ㅎㅎ

언덕 올라와서 시원한바람이 불길래 조금 쉬어줬다.

완전 ㅋㅋㅋ 쩔었다 쩔었어

사막이야 여긴 으아

이제부터는 내리막이 시작됐는데 

갈림길이 있었다.

이번에도 자갈길과 아스팔트.

정말 자전거로는 가서는 안될 위험한 길처럼보였는데

그가 그 길로 가길래 따라나섰다...

그리고 바로후회

정말 라우터브룬넨 이상의 난이도..

결국은 한번 쓰러졌다.(몸은 잽싸게 빠져나와서 안다침)

저 가운데부분 밋밋한부분으로 가면되지않느냐고 할 수 있는데

자세히보면 저게 다 계단이다.

ㅠㅠㅠ

제법 높은 계단이라 쿵! 쿵!

스포크가 금방이라도 박살날 것 같아 오른쪽에 붙어서 가다보니 미끄러져서 넘어진 것

ㅠㅠㅠㅠㅠㅠㅠㅠㅠ뭐이런 크레이지로드가다있나

정말 순례 제대로 한다 나

이번엔 아예 작정하고 천천히 내려갔는데

이번에는 그가 기다리지 않고 먼저 떠났나보다

음슴ㅋㅋ

뭐 ㅋㅋ 언젠가는 다시만나겠지 하고 알베르게가 보이길래 들어가봤는데..

완전불친절하다 여기

마치 왜들어왔냐는 식의 태도 -_-

스탭이 두명 있었는데 둘이 싸웠나 뭔일이있나

완전 불친절하게 굴길래

됐다고 도장만 찍고 바로나왔다

다시 길따라 고고

그런데 그 마을을 빠져나가자 이렇게 감사한길이!!

근데 또.. 옆을보니.. 저 악마의 표지판이..

ㅋㅋㅋ어딜가 일루왘ㅋ 손짓함

오바노스? 암튼 이마을에 도착해서 알베르게를찾아갔는데

풀방 ㅠㅠ 앞에서는 이미 체크인 완료 한 순례자들이 쉬고있고

알베르게를 다뒤져봤는데도 모두 풀방이어서 다시 고고

흑흑

한참을 더가서야 방이있는 알베르게에 도착할 수 있었다.

4유로에 와이파이는 없음ㅋ

그래도 푹쉴수 있으면 그걸로된거지 ㅎ

피곤해피곤해 피곤해~~!

샤워하고 점심때 먹던 빵 남은걸로 저녁 끝내고 밖에나와서 벤치에서잠깐 책좀 읽다가 



마을도좀 둘러보고 교회도 좀 둘러보고

들어왔는데

방에 한국사람이 있다.

ㅋㅋ 대안학교 학생들 이후로 처음만나는 한국사람

얘기해보니 생장에서 시작했고

프랑스인, 네덜란드인 각 1명과 한국사람 2명과 동행하고 있다고

소개시켜주겠다고 저녁안먹었으면 같이먹잔다.

아 ㅋㅋ 빵안먹었으면 같이먹는건데

암튼간에 그렇게 사람들 소개받고

같이 맥주먹으러 나가기로했다.

성지순례길에있는 흔한 풍경

가운데 보이는사람이 프랑스인 마틴

생물학을 전공했는데

지금은 금융권쪽에서 일을한다고 ㅎ 돈의 흐름이 알고싶어서 일을하게됐다 한다.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하고 영어도 곧잘한다. 근데 23살임ㅋㅋ 능력자

나머지 한국인 두명은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여학생들.

왼쪽이 문형이 오른쪽이 수진이 ㅋㅋ 수진이 바지 탐나 그리고 사진에는 짤렸는데

네덜란드인 프레드릭. 포스 장난아니다 ㅋㅋ 완전 도인같음

복장도 특이하고. 

암튼 맥주마시러 고고

아참 맨 왼쪽에 보이는 처음만난 저 친구는 종목이 ㅋㅋ 한국항공대학교에서 경영학 공부중

넉살 장난아니다 ㅋㅋ 못당함

그리고 나와마찬가지로 뒤늦게 합류한 길.

이스라엘 사람이라는데

실례가 될까봐 전쟁 관련된 것은 묻지 않았다.

아무데나 가서 앉아서 시킨 맥주

근데 맛이 정말 기가막혔다 ㅋㅋ 유후

얘기하면서 연거푸 3잔마셨다.

더마시고싶은데 참았음

길은 술을 안해서 콜라마심

프레드릭은 사랑에 관심이 참 많았다 ㅋㅋ

막 나보고 저 둘중하나와 잘해볼생각없냐며 엮어주려고했음

암튼 ㅋ 이렇게 한잔 깔끔하게 끝내고 나서

숙소로 돌아갔다.

내일은 아마도 이들과 동행할 것 같다.

뭐.. 사나흘쯤 도보순례자와 동행해도 충분히 커버할만한 시간이 있으니 ㅎ

아무튼 그렇게 오늘도 굿나잇 ^^

이동거리 : 104km / 누적거리 : 2791km

사용경비 : 21.66유로 / 누적경비 : 143.95파운드, 676.65유로, 405.45 프랑

빵, 살라미, 치즈, 우유, 콜라 4.96 / 빵, 콜라 2.7 / 알베르게 4 / 맥주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