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27~28(90~91일차), Spain(Talavera->Madrid)] 마지막 라이딩

9.27(목)

일어나서 밖을 내다 봤는데 시꺼먼 구름이 한가득이다.

비가오려나?

어제 에바가 내일 장거리 이동하게 될 거니까 오늘 쉬고싶은만큼 푸욱 쉬라면서

내일(어제 기준으로 내일이니까 오늘) 에바는 아침 일찍 일하러 갔다가

나 일어나면 다시 와서 가는거 보겠다고 했었다.

일어나서 나가보니 오늘도 허르케가 안나가고 기다리고있다.

굿모닝 :)

인사하고 바로 아침 먹으라는 허르케

아침 준비하면서 에바에게 연락을 했는지 얼마 후 에바도 집으로 돌아왔다.

에바가 꽃미소와 함께 잘잤냐고 안부를 묻더니

직접 만든 팔찌를 하나 줬다. 오오 ㅋㅋ 값비싼 선물보다 훨씬 더 가치있게 느껴졌다.

완전 뛸뜻이 기뻐하면서 여행 끝날 때 까지 함께할거라면서 그자리에서 바로 팔찌 착용ㅋㅋ

에바와 허르케의 따듯한 마음의 선물덕에 힘이 팍팍 나서 오늘 비가오더라도 톨레도 까지 가는데 문제 없을 것 같다.

집앞까지 마중나와주는 센스 !

마지막 작별인사와 함께 나는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음..ㅋㅋ 하늘을 보니.

비가 안내리면 이상할 정도의 구름.

아니나 다를까 곧 빗방울이 뚝뚝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춥다.. 오늘.

보통 이럴 때는 힘차게 페달을 밟아 나아가다보면 워밍업이 되서 따듯해지기 때문에

문어캔으로 파워 업 해 주시고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렸다.

절반 쯤 왔을까?

문어캔의 힘도 떨어지고, 비는 그쳤지만 체감 기온이 더 낮아서 너무 춥다 ㅠ

한큐에 톨레도 까지 가려고 했는데 계획 변경.

뭔가 따듯한 음식이 먹고 싶다.

작은 마을에들러 뭐먹을게 있나 둘러보는데

오오~ 메뉴 델 디아 8유로.

영어 메뉴도 없고 영어하는 사람도 없고..

네이버 회화어플로 "당신이 권하는 걸로 먹을게요"하고 기다린다.ㅋㅋ

이 방법 괜찮은것 같다.

어떤 맛있는 요리가 나올지 상상하면서 즐겁고

요리가 등장했을 때 즐겁고 새로운 맛을 보게 되니 즐겁다.

그리하여 등장한 오늘의 랜덤 요리 ㅋㅋ

오오 ㅋㅋ 따듯한 국물이 그렇게 간절했는데

완전 원하던 게 딱 나왔네 ㅋ

빵하고 함께 정말 국물 한방울 안남기고 먹어치웠다.

메인은 닭가슴살 구이하고 샐러드

음..ㅋㅋㅋ 맛은있지만 이건 양이 좀 적다.

곧바로 한 그릇 게눈 감추듯 비워주시고.

"무이비엔 무이비엔"외치며 요리 해 주신 아주머니께 양쪽 엄지 치켜세워드렸더니

깔깔깔 완전 좋아하심ㅋㅋ

아.. ㅋㅋ 이 포만감 너무 좋아

으쌰 으쌰 힘내서 다시출발해야지.

가게 밖으로 나와서

스트레칭 한번 해 주고

아까 비올 때 걷어서 가방안에 넣어뒀던 태극기 다시 꺼내서 두르고

출발할 준비 하고 있는데

바텐더가 나와서 뭔가를 물어본다.

못 알아듣는데 왜 계속 스페인어로얘기하는거야 ㅋㅋㅋ

에라모르겠다 ㅋㅋ

태극기 가리키며 "꼬레아"

그리고 지나왔던 나라명 얘기해주고 주행거리 5000km 수첩에 써서보여줬다

아~ 하더니 바안에 있던 손님들 한 둘 씩 나와서 엄지 치켜세우며 뭐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 ㅋㅋ무슨말하는거니 너네

한마디 기억나는게 "꼬레 마쵸!" 이 말을 다들한마디씩 하더라

무슨뜻이지?

분위기 상으로 나쁜 말 같지는 않다

설마 따봉과 함께 "망할자식!" 이러진 않겠지 ㅋㅋ

암튼, 맛있는거 먹었으니다 다시 달려~~~

오후 5시쯤 되어서 톨레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죠~기 톨레도 오래된 파트가 보이네

호스트네 집에 6시 쯤 도착할 예정이라고 사전에 얘기를 해 놨기 때문에

한시간정도 시간여유가 있어 잠시 둘러보러 가기로 했다.

윽.. 근데 언덕이 장난아님..

비가 내려서 노면도 미끄럽고

넘어지겠다 ㅠㅠ

좀더 올라가보니 이러너 광장 같은 곳이 나왔는데

오 ㅋㅋ 오랜만이다 중국인 관광객들 ㅋㅋ

중국인들을 보니 아 여기가 관광지는 관광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둘러보려다가 어디가어딘지도 모르겠고.

에라이 그냥 호스트하고같이 와야지 하고 바로 호스트네 아파트로 핸들을 꺾었다.

오늘의 호스트 카를로스의 집은

정~ 말 찾기 쉬운곳에있었다.

톨레도를 좌 우로 가로지르는 메인 스트릿에 잘보이는 장소.

순식간에 찾아서 만날 수 있었다.

카를로스는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나 이전의 카우치서퍼는 카를로스의 학교에 함께 가서

수업에 참가 까지 했었다고 한다.

오오.. 게다가 그 카우치서퍼에게 약 4시간 동안이나 함께걸으며 톨레도를 소개해 주었다고..

카를로스의 아파트에 짐들을 놔두고 옷도 안갈아입고 

날이 어두워 지기 전에 톨레도를 둘러보기위해 다시 밖으로 나왔다.

반가워요 카를로스!

톨레도에 흐르는 이 강 역시 타호강의 일부분으로

이 강이 리스본까지 이어진다. 얼마나 긴거야?

톨레도 입성 인증샷ㅋㅋ

톨레도의 고전 파트(?)로 가는 다리중 동쪽 다리를 건너서 입장!

(카를로스의 집이 동쪽에있다)

음.ㅋㅋ 강물이 그리 깨끗해 보이지는 않는다.

열쇠구멍 모양의 입구 ㅋㅋ

카를로스가 관전 포인트라며 구석구석데려가 줬다. ㅋㅋ

여기서 사진찍으면 된다고함. 가이드가 따로 음슴

이 거리가 과거에는 어떤모습이었을까?

관문 병사들이 지키고 막 궁수들 성벽 위에 올라가있고 막??ㅋㅋ

암튼 톨레도는 작은 산 위에 지어진 마을이라

오르막을 한참 걸어올라가야하는데

카를로스가 지름길이 있다며 구석으로 안내해서 따라가보니 엘리베이터가 ㅋㅋ

굿굿ㅋㅋ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와서는

군 도서관 건물이라는 곳엘 왔는데

이곳 꼭대기에 있는 카페에서 톨레도 시내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다며 가보자고했다.

크... 하지만 아쉽게도 탑 보수공사중이라

저런 철골 구조물들이 내 뷰를 방해함 ㅠㅠ

없었으면 기가막혔을텐데

카테드랄도 내려다 볼 수 있는 높이.

밖으로 나와서는 중간중간멈춰서서 여기봐봐라 죠기 봐봐라 알려주는데

이렇게 카테드랄을 볼 수 있는 포인트를 몇군데 짚어줬다 ㅋㅋ

이 길은 톨레도에서 가장 좁은 두개의 길중 하나란다.

팔꿉치를 접어도 양 팔을 완전히펴지 못할 정도의 좁은 길

사람 많을 때는 어떻게 지나다니나 요기 ㅋㅋ

이 좁은골목을 지나 골목골목 구석구석 돌아다니다보니

카테드랄 도착

인증샷 찍는데

광각렌즈라그런지 ㅋㅋㅋ 다리완죤 길어보이네

이번엔 카를로스와 함께 ㅋㅋ

짜잔~ 카테드랄입장!

아아..그런데 죠기 안쪽으로 들어가려면 입장료 내란다..

입장료를 내지 않으면 극히 일부분만 볼 수 있음..

입장료는 7유로. 윽 ㅋㅋㅋ 비싸다

한참 아낄 때 2일 생활비인데

들어가 볼까?하다가

카를로스도 기다리고하니

분위기만 느끼고 그냥 나왔다. 들어가 볼 껄 그랬나 ? ㅠㅠ

암튼 카테드랄을빠져나와 이번엔 카테드랄의 정문쪽으로 이동

가는길에 기념품점 같은 곳이 있었는데

저 갑옷 왠지 끌려... 입어보고싶다. 하악

아름다운 톨레도 카테드랄의 외관

어쩜 저렇게 하나하나 디테일하지?

정면에서 바라본 카테드랄..

므찌다

요 사진 찍고 있는데

어떤 금발의 외국인 가족이 다가와서는 사진 한작 찍어 줄 수 있겠냐고 한다

당연히 된다며 깨방정과 함께

거의 드러누울 듯 오바하면서 사진찍어줬음ㅋㅋ

지나가다보니 수공예를 하고 계시는 어떤 장인(?)이 계셔서 카를로스와 함께 들어와봤는데

완전 시크함...

카를로스가 사진촬영 해도 되겠느냐고 두번이나 물었는데

그냥 한 번 쳐다보기만 하고 작업에 열중한다.

포스에 눌려 사진 한 장 간단하게 찍고 바로 퇴장.

조금 더 걸어서 톨레도의 서쪽까지 왔는데

저 타호강 건너편에 보이는 저택들은

굉장히 부유한 사람들의 별장이라고 한다.

저 집에서는 커튼만 열면 톨레도가 한눈에 들어오겠지.

바닥에 이런 표식들이 있는 거리가 있었는데

이러한 표식이 있는 거리는 유대교 지역이라고 한다.

이 건물 벽면에는 수갑? 쇠사슬?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사람이 왠지 매달려 있었을 것 같은 것이 달려있길래

과거에 저기에 사람을 매달아 놓기도 했냐고 물어보니

사람들이 성당에 많은 돈을 기부하고 난 뒤 저것을 걸으면 자신의 죄가 씻겨진다고 믿었었다고 한다.

면죄부를 돈주고 사는것 ... 생각하는 것 하고는 ㅉㅉ ..

카를로스 말로는 이 건물 내부가 톨레도의 카테드랄보다 더 아름답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이곳 역시 닫혀있었다

요긴 톨레도 내부로 들어가기 위한 관문 ㅋ

이런 팻말이 붙어있었는데

톨레도 내부 주민이 아니면 세금을 지불해야한다는 내용이라고 함

조금 멀리서 바라보면 이렇다

그 이후에도 이어지는 카를로스의 깨알같은 톨레도 소개

비밀스런 호텔의 정원도 보여주고 ㅋㅋ

어느 유명한 시인의 십자가라고 블라블라 설명도 해주고

톨레도에서 가장 좁은 두개의 길 중 나머지 하나

근데 처음에 봤던 길이 더 훨씬 좁은 것 같다 ㅋㅋ

요긴 그나마 지나갈만 함

마지막으로 이 건물로 들어가봤는데..

시간이 늦어 2층은 통제되고있었지만

다행히 1층은 둘러볼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 과거 학자들이 명상을 하곤 했단다.

중앙에는 분수대가 있음.ㅋ

벽면을 보니 모자이크로 장식된 벽이 있더라.

음 ㅋㅋ 꽤 디테일한데?

요기까지 보고 집으로 귀환.

저녁도 안먹었기 때문에 배에서 빨리 뭐좀 넣으라고 시위가 한창이다.

집 돌아오자마자 폭풍 온수샤워 하고 뽀송뽀송한 옷으로 갈아입어 주시고

아아.. 그런데 이를 어쩌면 좋아

카를로스는 저녁을 가볍게 먹는 편이란다 ... 

완전 배고픈데 윽...ㅠㅠㅠㅠㅠ

빵하고 하몬 버터로 저녁 떼웠다.

하아 ㅋㅋ 이래가지고 내일 마드리드 가겟나!?ㅋㅋ

낼아침에 나와서 왕창먹어야지ㅋ

저녁먹고 나서는 내가 했던 여행, 카를로스가 했던 여행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 했다.

그리고 카를로스가 다니는 학교의 축제 동영상도 함께 봤는데 

음...ㅋㅋㅋㅋ 뭔가 ㅋㅋㅋ 무대도 그렇고 공연도 그렇고 어설프다 ㅋ

그래도 행복해 보였음 ㅎㅎ

정말정말 피곤했지만 카를로스가 완전 신이나서 즐겁게 이야기 해주는 덕에 좀 더 버틸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한시 반 즈음 되어서 마무리된 이야기.

내일 몇시 쯤 일어날거냐길래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일어 날거라고 하고 각자의 방으로 흩어짐ㅋ

바로 자려다가 여행기 한편 써 주시고~!

야심차게 출발한 자전거 여행. 그 마지막 라이딩을 위해 잠에 든다.

이동거리 : 86km / 누적거리 : 5004km

사용경비 : 8유로 / 누적경비 : 143.95파운드, 1494.35유로, 405.45 프랑

메뉴 델 디아 8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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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금)

무섭게 몰아치는 빗방울들이 창문에 부딪히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오늘은 이번 자전거 여행의 마지막 라이딩을 하는 날.

끝판왕답게 시원하게 쏟아부어주는구나.

장거리 이동할 거라 어제 미리 짐을 다 싸 놓은 터라

자전거에 결속까지 채 2분이 걸리지 않았다.

토스트 두 조각으로 가볍게 아침 먹고

바로 출발.

비가와서 너무 빨리 이동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해 지기전에 마드리드에 도착하려면 좀 더 일찍 출발해야 했기에..

원래는 점심까지 먹고 가려고 했는데 조금 앞당겨 10시에 집을 나섰다.

집앞으로 마중 나와주는 카를로스.

비 내리는 걸 보더니 내가 5분안에 완전히 다 젖어버릴거라고 확신한다고 ㅋㅋ

괜찮아!! 오늘 마지막날이다 축복의 비라고 생각해야지

폭풍우를 피해 카메라와 태극기는 방수가방에 쏘옥.

휴대폰은 GPS를 봐야하니 어쩔 수 없이 주머니에 넣고 달리기 시작했다.

지도를 보니 마드리드로 가는길이 고속도로를 경유해서가지 않으면.. 꽤나 복잡하고 돌아가야 하더라..

그래서 구글맵 좀 디테일하게 살펴서 샛길을 찾아 따라갔더니

부왘ㅋㅋㅋ 흙탕물이 쏟아져내려오고있었음.

요기 그냥 별거 아니겠지 하고 건너는데 물살이 너무 빨라서 넘어질 뻔 했다.

와.. 오늘 난이도 장난 아닌데? 진짜 위험하다 오늘

왠지 모를 위화감이 든다.

여지껏 잘해왔는데 오늘 하루 실수하면 모든게 끝장이다.

정신 바짝차리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조심조심 이동했다.

흠... 조금 더 빨리 가보겠다고 따라간 샛길.. 매황유하네..

그래그래 자전거로 아예 못가는 것 보다는 낫잖아?

고고싱!!!!

근데...

갑자기 나오는 사유지 철조망 ㅋㅋㅋㅋㅋㅋ멘붕

정말 한참 달려왔는데 ... 하아 ㅋㅋㅋ다시 뒤로 쭈~~~욱 되돌아가서 다른 길 선택해야 된다.

맘같아서는 공구통에서 펜치 꺼내서 철조망 절단하고 통과하고 싶었지만...

여기서 잡생각 할 시간이 없다.

비는 이상하리만큼 점점 더 거세지고

길을 잘못들어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한 탓에

정말 오늘 해 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

후미등도 없어서 밤되면 정말정말정말 위험한데.

거기다가 오늘은 비도 많이오고.

사고나기 좋은 조건이 이렇게 잘 갖추어 지다니..

이상해 이상해 오늘..

다시 일반 도로 갓길로 달리는데.

정말 비 한번 사정없이 내리더라.

비가 너무많이 내려서 몸이 완전히 젖은 것은 옛날 옛적 얘기고

모자를 썼음에도 빗물이 계속 흘러 눈으로들어가 시야까지 흐려지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오늘 정말 정말 위험하다.

기온도 많이 떨어져 춥기도 하고.

으으으

그래 날씨 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이 악물고 정신 바짝차리고 차근차근 달렸다.

우와..  근데 달려도 달려도 몸이 따듯해 지지를 않는다.

보통 이정도로 페달링 해줬으면 어느정도 온기가 돌게 마련인데..

안되겠다 일단 뭐좀 먹자.

진짜 물에빠진 생쥐 꼴로 물 뚝뚝 떨어뜨려가며 레스토랑에 들어갔는데

다행히도 레스토랑 오너가 좋은 분이라

자전거도 아예 가게 안에 세워두게 해주시고

수건까지 챙겨주셨다.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바가 있고 그 앞에 바에서 맥주를 마시는 손님들을 윟나 테이블이 있고

좀더 내부로 들어가면

깔끔하게 정돈된 식사를 위한 레스토랑공간이 있는 가게였는데

몸에서 물이 계속 뚝뚝떨어져서 더럽히기 미안해서 바 쪽에 앉겠다고 하는데도

기어코 안으로 들어오라며 좋은 자리로 안내해 줬다.

감사하므니다ㅠㅠㅠㅠ

메뉴 델 디아 따듯한거 아무거나 달라고 하고 기다렸더니

이걸 줬다.

아저씨가 친절하긴 하지만... ㅠㅠ 음식은 좀 부실한 것 같은데.. 휴 ..

넘 적어 양이..

그리고 나온 메인 디쉬

오오 이건 양 완전 많네 ㅋㅋ 그래 이거다

저 산더미 같은 밥 싹다 먹어주시고 ㅎㅎ

10유로에 비해서 조금 허접하긴 하지만.. 그래.. 배불렀으니까.. 하고있는데.

부왘ㅋㅋ 이게 메인이란다.

알고보니 처음에 준건 그냥 내가 너무 배고파보였는지 서비스로 준것ㅋㅋ

이미 밥으로 배 다 불렀는데 ㅋㅋ 어쩌지

조금 끄적끄적 하다가 놓고 그냥 가려고 하니

아저씨가 남은거 싹 다 포장하고 빵까지 좀더 챙겨주셨다.

그리고 가게 명함?에다가 뭐라고 메시지를 적어주셨는데

본인의 이름과 와이프의 이름을 적고 뭔가를 써주신 걸 보니 아마 응원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ㅋㅋ

그렇게 배도 채우고 마음도 채우고 다시 출발..

아.. 근데 젖은 상태에서 따듯한 곳에서 쬐끔 쉬다가 밖으로 나왔더니...

완전 춥다정말

온몸이 덜덜덜 떨릴정도로..

비는 계속 무자비하게 내리고있고

이럴 때 일수록 더 움직여줘야되

이 때 부터는 잘 안보이긴 해도 임시방편으로

지퍼 백 안에 폰 넣고 밀봉해서 챙겨넣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아아 근데 비가 너무 징하게 내린다 오늘

마드리드 종착지점(호스트네 집)에 도착했을 때 얼마나 뿌듯한 감정을 맛보게 해주려고 이렇게 힘들게 하나 ㅋㅋ

오늘 라이딩을 성공적으로 끝내 계획 했던 여행을 모두 안전하게 마치고 나서 느낄 감동에 대해서 상상하며

이 상황을 즐기기로 마음먹고 달리자

아드레날린이 마구마구 샘솟는지

어느새 추위도 잊고 젖은 노면에도 적응해서

편안해 지기 시작했다.

콧노래도 흥얼흥얼.

가끔은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으아~~!"

"잘하고 있어 임마 거의 다 해냈어!!"

나 스스로를 향한 독백을 온몸을 쥐어짜내서 부르짖으면서 계속 달렸다.

왠지 내가 영화속 주인공이라도 된 것 같고 ㅋㅋㅋ 완전 남자다잉?

정신없이 달리다보니 마드리드의 초입 그리뇬에 도착 하아..ㅋㅋㅋ

하지만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문제였다.

마드리드 같은 큰 도시는 교통량이 너무 많아 자전거가 다니기에 너무 위험함 ㅠ

자전거가 다니기 좋은 도로를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LOCUS어플에 의존해서 고속도로 아닌 길 중에 하나를 내가 결정해서 가는 수 밖에..

마드리드 초입에 들어섰지만 오늘의 호스트의 집까지는 아직도 한참 남았다.

앞으로 길 잘 찾아야 두 세시간? 길 헤매면 오늘안에 제대로 도착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ㅋㅋㅋ 그래도 나 신났다.

곧 다가올 해피 엔딩을 상상하며 ㅋㅋ

진짜 ㅋㅋ 뽀송뽀송함 싹다 버리고 흙탕물 구정물에 온몸이 흠뻑 젖어도 신경안쓰고

고고고!!

워워 근데 진짜 위험하다 ..

이제부터가 진짜다

원형교차로에서 속도조절 한 번 잘못 했다가. 차에 치일 뻔 했다.

정말이지 가까스로 비껴지나갔다.

후아 ~~~~~~ 그래 끝판왕이다 이정도는 되야지

다행히 중간에 자전거 도로를 하나 발견해 그 길을 따라 조금은 이동할 수 있었으나..

지도를 보고 선택한 지하차도를 따라 가려고 하니..

지하차도가 완전히 침수되어 통제되고 있었다.

뭐야??? 홍수야뭐야?

오늘 진짜 장난아니네.. 하는 수 없이 다른 도로로 우회..

이때부터는 말을 잃었다. 육체적으로 완전히 지쳐서 정신력으로 가는거다.

그저 묵묵히 페달을 밟을 뿐..

현재 시각 오후 8시 반..

해는 이미 거의 다 졌지만.

마지막 라이딩을 방해하는 비구름 덕에 하늘이 그나마 조금 밝다.

도로변에 꼭 달라붙어 가는 내 옆으로

버스와 택시들이 쌩쌩 지나가며 구정물을 뿌려대며 쌩쌩 지나간다.

하지만 그걸 맞고도 나는 미동도 없다.

얼굴에 튀던 몸에 튀던.. 그저 페달링..

얼마나 달렸을까..

드디어 호스트네 집 근처에 도착...

메일로는 여섯시 쯤 도착할 거라고 했었는데..

거의 열시가 다 되어서 도착했다.

집 근처 버거킹에서 와이파이 잡아서 호스트에게 전화..

오늘의 호스트는 JJ 와 Alexandra부부.

전화 받자마자 "훈"이냐며 살아있는거 맞냐며 완전 걱정했단다.

집 근처라고 했더니 지금 문 앞에 나가있을테니 집앞으로 오면 된다고 해서

바로 JJ집으로..

아아.... 완전히 지쳤다.

JJ집에 딱 도착했는데 집앞에서 바로 우산씌워주는 JJ

그제서야 최종 목적지 마드리드에 도착했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드디어 내가 해냈다! 성공이다!!

만감이 교차한다.

감격에 겨워 눈물이 날 것 같은데 억지로 참았다.

잠시 고개를 하늘로 치켜세운 채로 눈을 감고 있었다.

JJ도 자전거 여행자라 지금의 내 감정이 어떤감정인지를 잘 아는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옆에서 지켜봐줬다.

벅찬 감동을 진정시키고 JJ의 집으로 입성!

웜샤워 사이트에 영국 SIM카드 전화번호를 남겨놨었는데

지금은 독일 SIM카드로 교체를 했기 때문에 휴대폰 번호가 달랐다.

그런줄도 모르고 JJ와 알렉산드라는 이전 번호에다가만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자

비 뚫고 오다가 사고라도 난 것 아닌가 엄청 걱정했단다.

내 여행의 마지막 호스트. 구원자의 손길 같다.

왼쪽이 Alexandra 오른쪽이 JJ

하아 .. 아직까지 저녁도 안먹고 기다리고 있었단다 이친구들..

오븐에 조금만 넣어두면 될 거라고 준비되는동안 웜샤워 하라며 뽀송뽀송한 수건과 갈아입을 옷을 건낸다.

생존 인증 ㅋㅋㅋㅋ

완전 말라깽이 됐네 나

표정바 진짜 행복해보이지?

체력이 완전 소진되었지만 정신은 번쩍 들어있다.

따듯한 샤워 마치고 옷도 갈아입고..

3개월동안 진짜 고생많았다 정훈이!

그새 자전거 안쪽에 고이 모셔둔 JJ. 생큐!

Oh my god super holy meal!

천상의 음식 같다. 하아.. 맛있어ㅠㅠㅠㅠㅠ

저녁먹으면서 어떤 길로 해서 오는 길이냐고 물어보길래

자초지종을 이야기 해 줬더니

크레이지 가이라며 살아 온게 다행이란다 ㅋㅋ

나는 슈퍼럭키가이라 당연한거라고 해줬다 ㅋㅋ 

맛있는 저녁식사 이후 소파에 앉아

얘기를 나눠보니

알렉산드라는 호주 출신이란다 ㅋㅋ 어쩐이 완전 유창하더라.

알렉산드라가 공부하려고 영국에 갔을 때

둘이 처음 만났고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게 됐다고 

완전 잘어울리는 커플이다 조금 닮은 것 같기도 하고 ㅎㅎㅎ

JJ는 완전 개구장이고 알렉산드라는 배려심의 여왕님이다.

물론  JJ역시 배려심이 깊긴 마찬가지.

어찌나 세심하게 배려해주던지 .. 행동 하나하나에 감동의 눙무리 ㅠㅠ

암튼 오늘은 내가 많이 피곤할 테니 일찍 자고 내일 다시 얘기하자며 푹 쉬란다.

내일 이 커플은 오전에는 잠시 일하러 갔다가 올테니

나갈 일 있으면 스페어 키를 두고갈테니 외출하면 된다고..

그리고 JJ의 휴대폰 번호 다시 한번 적어서 집 전화기 옆에 놓으면서

내일 뭔가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하라고 당부를 하며 잠자러 들어갔다.

자전거가 놓여있는 곳 바로 위에 있는 저 공간. 1.5층? 저곳에 보이는 매트리스가 내가 잘 자리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이것이 나으 매트리스 ㅋㅋ

천국이다 여기가.

너무 뽀송뽀송해서 팔다리 大자로 뻗은 상태에서 팔다리 부비적부비적 해주고

잠자려는데 설레여서 잠이 안온다. 성공리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기대되고.

이제는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앞으로 이 경험을 베이스로 한 나의 미래도 기대되고

후우 ㅋㅋ

들뜬 마음 가라 앉힐 겸 야심차게 여행기 한편 남겨주시고.

설레는 마음 부여잡고 잠에 들었다.

이동거리 : 110km / 누적거리 : 5114km

사용경비 : 10유로 / 누적경비 : 143.95파운드, 1504.35유로, 405.45 프랑

메뉴 델 디아 10유로